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린다.


그러나 현재 발표된 실적은 과거에 대한 성적표다.


전문가들은 발표된 숫자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갖고 있는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3분기 실적발표가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기업실적으로 볼 때 크게 세 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


△IT주가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과 △금융.건설주의 실적호전 △그리고 자동차주의 바닥확인 등이다.



◆IT 실적부진 탈피,은행주 '순항'


한화증권의 정영훈 기업분석팀장은 3분기 기업 실적의 가장 큰 특징으로 'IT관련주의 실적 부진 탈피'를 꼽았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휴대폰 액정표시장치(LCD) 등 주력 사업의 고른 영업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2조원대를 회복했다.


놀랄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이닉스는 전분기보다 76.9% 증가한 3778억원의 영업이익을,LG전자도 전분기 대비 94.5% 급증한 279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을 보였다.


삼성SDI는 3분기에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과 모바일 사업부문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향후 IT주의 전망은 반도체 가격과 LCD패널 등의 수급예상에 따라 낙관론과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은행주들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냈다.


우리금융지주가 작년동기 대비 220% 증가한 5185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을 비롯해 기업.하나은행과 대구.부산은행 등 지방은행들도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이를 뛰어넘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 등도 '깜짝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한정태 금융팀장은 "3분기 은행(지주사와 지방은행 포함)들의 전체 순익은 작년동기 대비 51% 증가한 2조3758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내년에도 이익 성장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형 건설주 등 '깜짝 실적'


3분기에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놓은 대표 기업들로는 대형 건설주가 눈에 띈다.


대우건설은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작년동기 대비 각각 8.8%, 59.3% 늘었다.


순이익은 141.4%나 급증했다.


대우건설의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사상 최대치다.


현대산업개발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작년동기 대비 각각 62.7%,79.3% 늘었으며 현대건설 또한 영업이익이 작년 3분기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GS건설도 매출액이 46.9%,영업이익이 48.6% 증가했다.


조봉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대형 건설사들의 3분기 깜짝 실적은 과거 주택경기가 워낙 좋았던 데다 중동 특수에 따른 해외 수주 급증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대형사들의 경우 대부분 3년치 이상 매출액에 해당하는 수주 잔액을 갖고 있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주 3분기엔 부진했지만…


현대차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동기 대비 각각 6.0%와 42.2% 줄어든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파업 등으로 영업일수가 지난해보다 줄어들고 가동률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법인들의 실적이 반영되는 경상이익이 13% 증가한 것을 보면 실적 부진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또 전문가들은 예고됐던 부진보다 신차 효과와 가동률 정상화에 기반한 4분기 이후의 실적호전에 주목하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실적발표 당일 현대차 주가는 종합주가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1.73% 올랐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4분기 영업이익은 가동률이 100%를 상회할 전망인데다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사상 최대치 수준인 702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률도 8.8%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3분기 실적은 저조했지만 4분기 또는 내년 이후 실적개선이 기대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종목들은 삼성엔지니어링 LG생명과학 두산인프라코어 삼성정밀화학 등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