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코끼리와 벼룩의 양면성을 가졌다고 한다.


한동안 우리 기업의 거대 소비시장이었다가 지금은 거꾸로 경쟁시장이 된 13억 인구의 대륙.이젠 우리가 그들의 '기침'에 '독감'을 앓을까 우려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최근 한국에서 삼성 때리기가 진행되는 동안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브랜드'에 당당히 올랐다.


통신설비 업체인 '화웨이'는 3년 연속 해외 통신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쌍용자동차 인수로 이름을 알린 상하이자동차는 이제 이탈리아와 독일 자동차디자인연구소의 매입을 검토 중이다.


가전이나 정보기술(IT) 분야뿐만 아니라 자동차,제철,석유화학,조선,반도체,소프트웨어 업체들도 무서운 기세로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롄샹'이라는 중국 기업이 IBM의 PC 부문을 인수해 세계 경제계를 깜짝 놀라게 한 데 이어 세계 시장을 향한 '팍스 차이나'의 인수·합병(M&A) 회오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중국 일류기업을 찾아서'(박승록 지음,굿인포메이션,1만6000원)는 이 같은 중국 기업의 실체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인 저자가 2년간 발로 뛰면서 기록한 현장보고서다.


중국 경제의 큰 틀과 함께 개별 기업의 미세한 부분까지 파고들어간 실측 진단서라 할 만하다.


저자는 방대한 기업 관련 조사를 통해 한국과 중국 기업 간 경쟁력,생산성 수준을 도표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중국의 경제성장이 한국 기업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과 정부의 우호적인 기업정책,야심찬 서부대개발 의욕 등 '중국의 힘'이 어떻게 글로벌 경제의 축을 바꿀지 다각적인 렌즈로 비춘다.


그는 가전사업 분야의 하이얼그룹과 상하이광전(廣電)그룹,슝먀오전자(熊猫電子)그룹,반도체산업의 중신국제(中芯國際)반도체유한회사,상하이화훙(華虹)NEC전자유한회사,소프트웨어산업의 중롼(中軟)회사,중커소프트웨어(中科軟件)그룹,화웨이기술(花爲技術) 등을 깊숙하게 해부한다.


이동통신 산업에서는 중국전신(中國電信)그룹과 중국이동통신(中國移動通信)그룹,자동차산업에서는 상하이자동차공업총공사,둥팡자동차(東風汽車)총회사,방적산업에서는 상하이방직(紡織)지주그룹 등을 밀착취재했다.


이를 통해 그는 한국 경제의 대응 방안을 예시한다.


거시적 측면에서 성장의 원천을 고급 인력과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혁신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기존 산업에 대한 고부가가치화와 산업 간 구조조정에 의한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도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중국'(김병추 지음,영진미디어,1만2000원)은 또 다른 관점에서 우리에게 중국 진출 세부 지침을 제공한다.


저자는 중국 국무원이 비준한 한·중 최초의 합작 무역법인인 상하이란생대우 총경리(대표).


16년간 중국 현장 체험을 바탕으로 그는 '만만디로 무장한 그들이 손해 본다 싶으면 한국인보다 더 빠르게 행동하고 계약서 따위는 무시하는 뻔뻔함과 애매한 예스로 애를 먹이는 비즈니스 심리학'을 공개한다.


대쪽 같은 기질을 높이 평가하는 한국인에 비해 물과 같은 정신을 더 높이 사는 중국인의 문화의식 차이,중국 10개 지역의 지역적 특색과 상인들의 특성도 현장 사례와 함께 대비시켜 보여준다.


아울러 노동집약적인 사업은 빨리 포기하고 독창적이고 젊은 사업,소황제를 위한 시장을 개척하라는 조언도 곁들인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