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in 시네마] 미스터주부퀴즈왕 … 아무리 PPL 이라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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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스터주부퀴즈왕'에서 한석규는 타고난 살림솜씨를 발휘하는 이 시대 최고의 엘리트 남성 전업주부인 조진만이 됐다. 그는 기존의 어설프고 실수 투성이인 남성주부와는 다르다. 그는 자신만의 살림 노하우를 지닌 6년차 베테랑 전업주부로,아이 양육에도 아내의 내조에도 일가견이 있다.
영화 속에서 진만은 주로 면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그 위에 밝은 색상의 셔츠를 걸치고 나온다. 양복은 짙은 남색 또는 회색이다. 우리나라 남성이 가장 일반적으로 입는 색상이다. 때로는 흰색 운동복이나 편안한 폴로셔츠(셔츠 칼라에 반소매며 앞이 트인 디자인으로 단추가 두세 개 나란히 달린 스포티한 셔츠) 차림이기도 하다. 김장을 하거나 집안 살림을 할 때는 앞치마를 두른다. 극히 평범하다. 물론 남성주부라고 해서 특별히 튈 필요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동네 아줌마들과 어울려 운동을 하고 있는 진만의 모습을 보면 어쩐지 우습다. 그들이 특정 브랜드의 운동복을 통일해서 입고 있기 때문이다. '운동복도 맞춰 입을 만큼 돈독한 사이인가 보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협찬사를 위한 PPL(Product Placement:TV나 영화에 특정제품을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간접광고)에서 비롯된 배려였나 보다'라고도 여겨진다. 어느덧 PPL이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마케팅 기법이 됐기 때문이다.
PPL은 기존의 상업광고에 식상한 소비자를 위해 생겨났다. 그러므로 지나친 PPL은 오히려 반감을 가지게 만드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PPL도 이제는 아이디어 싸움이 되고 있다.
행사매장에 단체로 몰려가서 세일물품을 사들인 것이 아니라면,모든 아줌마에게 같은 브랜드의 운동복을 입히기보다는 적당히 섞어 입도록 했다면 좀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유미하(패션칼럼니스트) mihar@magic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