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만7000그릇의 죽을 팔고 연간 1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죽 전문점 '본죽'.가맹점 모집광고 한 번 없이 창업 3년 만에 470개 가맹점을 구축한 노하우는 무엇일까. '꿈꾸는 죽장수'(김철호 지음,거름)는 전통죽으로 세계를 누비는 국내 최대 고급죽 전문 프랜차이즈 '본죽' 김철호 사장의 성공 스토리다. 그러나 그에게는 시련이 더 많았다. 그는 목욕용품 전문점을 운영하다 외환위기로 밑바닥까지 떨어지는 실패를 겪었다. 생계를 위해 호떡장사도 했다. 그 와중에 요리학원에서 일하며 그는 자신만의 외식사업을 구상했다. 죽을 상업화할 수 있도록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6개월 동안 온 가족이 죽만 먹고 살던 시절,창업을 앞두고 턱없이 부족한 자금으로 고민하다 우여곡절 끝에 대학로에 점포를 구했던 얘기도 뭉클하다. 성공 노하우 또한 그렇다. 손님들에게 대량으로 죽을 쑤어 퍼주는 게 아니라 한 그릇씩 따로 쑤어 개인별로 맞춤 제공하고 가맹점 사장에게도 1 대 1로 비법을 전수한 덕분에 전국 가맹점이 똑 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배달은 절대 사절이지만 손님이 더 먹고 싶은 만큼 얼마든지 퍼줘도 망하지 않는다는 영업 방침도 흥미롭다. 그의 이 같은 경영철학은 죽의 수출에도 적용됐다. 지난 7월 일본 아카사카에 연 직영 1호점은 하루 18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 LA에도 현지법인을 통해 10여개의 매장을 열 예정이고 곧 중국 베이징에도 직영점을 개설할 계획이다. 김 사장의 성공 과정은 삶의 원칙 중의 원칙인 '본'(本)에 충실한 철학과 죽은 환자나 노인만 먹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의식 혁신에 힘입은 바 크다. 그래서 그의 혼이 담긴 죽 한 그릇의 감동이 더욱 따뜻한 휴먼 다큐멘터리로 다가온다. 216쪽,1만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