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섭 < 특허심판원 심판장 > 연구개발자 및 발명가에게 특허의 중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예전에 비해 특허출원 건수도 대폭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소중한 연구성과가 특허에 관한 기본 지식 부족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연구개발자가 유념해야 될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이 있다. 첫째,학술지 발표에 앞서 특허출원을 먼저 해두는 게 중요하다. 특허제도는 독점권을 부여하는 대신 기술을 세상에 공개토록 해 기술 발전을 촉진한다. 따라서 출원 이전에 이미 공개돼 있는 기술은 독점권을 부여해 공개시킬 필요가 없다. 출원 전에 자신이 스스로 공개한 기술이라도 동일한 기술에 대해서는 특허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둘째,같은 특허권이라도 권리의 범위는 천양지차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일반 기술 문헌과는 달리 특허 문헌에는 '청구범위'라는 독특한 항목이 있다. 특허권으로서 청구하는 권리가 정확히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알 수 있도록 작성하는 부분이다. 어떤 발명가가 연필의 단면이 원형이어서 잘 굴러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구조를 발명했다고 가정하자. 이때 청구범위에 '단면이 육각형인 연필'로 기재할 수 있고 '단면이 다각형인 연필'로 적을 수도 있다. '육각형'보다는 '다각형'의 범위가 넓으므로 후자의 권리범위가 훨씬 넓은 것을 알 수 있다. 굴러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꼭 육각형일 필요가 없다면 다각형으로 청구하는 게 적절하다. 셋째,연구개발(R&D) 과정에 특허 정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미국 특허청의 조사에 따르면 특허문헌에 공개된 기술의 71%가 다른 문헌에는 공개되지 않는다고 한다. 또 유럽에서 발간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과학기술지식의 75%는 특허 문헌에만 나타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허 정보를 잘 가공하면 특정 기술 분야에서의 R&D 동향,공백 기술,중요 특허,선도 기업,중요 연구자 등 다양한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 미국(www.uspto.gov) 일본(www.ipdl.ncipi.go.jp) 유럽(ep.espacenet.com) 등 각국은 특허청 주도로 인터넷을 통해 특허 문헌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한국특허정보원(www.kipris.or.kr)이 한국 일본 미국 및 유럽의 특허 문헌에 대한 검색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특허청은 홈페이지(www.kipo.go.kr)를 통해 출원 및 등록 절차 안내,출원의 진행 상황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특허고객콜센터(1544-8080)에서는 전문 상담원이 특허.실용.상표.의장 등 산업재산권과 관련된 궁금증을 해결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