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개성공단에서 문을 연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남북경협사무소)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측 지역에 설치된 남북당국 차원의 상설기구란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번 남북경협사무소 개설은 지난 7월 제10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합의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남북 경제협력이 질적.양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跳躍)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그동안 남북 간에 여러 경제협력 사업들이 전개돼 왔던 점을 감안하면 남북경협사무소 개설은 오히려 때늦은 감이 들 정도다. 지금까지는 남북 간에 무슨 문제가 생겨 경제협력이 막히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풀어 나갈 마땅한 통로가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민간기업들은 대북 협상을 위해 가까운 길을 놔두고 중국의 베이징이나 단둥까지 가야 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남북경협사무소에는 우리측의 경우 통일부 재경부 산자부 무역협회 KOTRA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의 관계자들이 상주하고 북측도 10여명의 관료들이 함께 한다고 하니 앞으로는 이런 문제들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남북이 합의한 경협사무소 기능에서 눈에 띄는 것은 투자대표단 교환,상품 전시회,실무 연수 등 인적교류와 함께 다양한 경제활동을 보장한다는 대목이다. 남북 경협의 폭을 크게 넓혀 나갈 기반(基盤)이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남북경협에서 가장 큰 걸림돌을 꼽으라면 그것은 단연 불확실성이라는 게 우리 판단이다. 북측이 이번 남북경협사무소 개설을 계기로 대북 경제협력사업이 예측 가능하고 신뢰할 만하다는 인식을 우리 기업들에 확고히 심어준다면 앞으로 남북경협은 그 범위와 속도에 있어서 지금과는 양상을 달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