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에는 올해가 특별한 해다. IT(정보기술) 사업 진출로 사업다각화에 성공한 데다 숙원이던 슬래브 공장 건설을 성사시켜 후판분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기 때문이다. 굴뚝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성장 잠재력을 확보하고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업그레이드 작업을 마친 셈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6월 유일전자 지분 28.7%를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 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최근 지분인수를 마치고 유일전자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반세기 동안 철강사업에만 매달려왔던 이 회사는 유일전자 인수를 계기로 오는 2010년 IT부문에서 2조원의 매출에 3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유일전자는 휴대폰용 키패드 생산업체로 이 분야에서 매출액과 생산량이 세계 1위다. 동국제강은 IT사업을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IT 관련 기업을 추가로 인수·합병(M&A)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매우 의미 있는' 투자의향서(MOU)를 체결했다. 브라질 철광석 업체인 CVRD 등과 브라질 북동부 시에라주에 연산 150만t의 슬래브(강괴) 공장을 짓기로 한 것. 7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는 이 공장은 11월에 착공,2007년 완공된다. 10%의 지분을 확보한 동국제강은 이 공장을 공동 경영하면서 이곳에서 생산되는 슬래브 중 50% 이상을 국내로 들여올 계획이다. 슬래브는 동국제강의 주력 제품인 후판의 원자재로 브라질 슬래브 공장 건설로 동국제강은 안정적으로 원자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동국제강은 항상 경쟁업체보다 앞선 기록을 쏟아내왔다. 66년 말 국내 최초로 선진 전기로 제강법을 도입해 건설자재인 철근시장을 개척했다. 71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후판생산을 시작,98년 연산 250만t 생산 체제를 갖췄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의 성과나 사업분야에 머물러 있지 않고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