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자산운용사를 잡아라.' 자산운용 업계에 외국계와의 합작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말 기업연금 도입 등을 계기로 자산운용 시장이 크게 커질 것에 대비해 선진 운용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30일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대한투신운용이 현재 UBS 등과 합작 운용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데 이어 우리자산운용 교보투신 등도 외국계와 합작이나 제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투운용의 경우 이미 지난 7월부터 외국계에 지분 50% 안팎을 매각하는 형태로 합작을 추진해 왔으며,이와 관련해 UBS는 대투운용을 대상으로 이미 실사를 마친 상태다. 골드만삭스도 대투운용 지분 인수를 위해 실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투증권 관계자는 "세계적 수준의 운용사가 되기 위해서는 UBS 등 선진 자산운용사의 노하우와 투자 경험이 필요하다"며 "대투운용은 합작에 의한 공동 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투운용에 이어 우리자산운용도 현재 외국계와 합작 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우리자산운용 지분(94%) 가운데 절반가량을 국내 운용사 진출을 준비 중인 외국계에 넘기는 형태로 합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교보투신도 외국계와의 합작 또는 업무 제휴를 오래 전부터 검토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중소형 운용사들의 경우 기업연금이 도입될 경우 자체 브랜드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외국계와의 합작을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계와의 합작 추진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자산운용협회에 등록한 운용사 44개 중 외국계와 자본을 합작한 회사는 기은SG 농협CA 신한BNP파리바 KB자산운용 등 7개에 달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