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신부님이 보증하는 배우자를 만나보세요." 천주교 서울대교구 구의동 본당(주임 김윤태 신부)이 처녀·총각 짝 찾아주기에 나서 화제다. 이른바 '예비 아담·하와 맺어주기' 프로젝트다. '마담뚜'를 자청한 사람은 김윤태 신부와 김경동 구의동 본당 사목회장. 이들이 지난 6월부터 지금까지 '작업'한 선남선녀는 약 70여명에 달한다. 주보 공지를 보고 신청한 선남선녀들이 본당 주선으로 거의 매주 맞선을 보고 있다. 신청자들은 본당에서 돌린 신청서에 개인 신상과 원하는 배우자형 등을 적어 접수한다. 연령층은 30대 초반이 가장 많다고 한다. 이들 중에는 상대방에게 호감을 갖고 한창 데이트를 즐기는 쌍이 있는가 하면 마음에 들지 않아 벌써 서너 번씩 맞선을 새로 본 경우도 있다. 중매란 원래 '잘하면 술이 석 잔,못하면 뺨이 석 대'다. 이 때문에 본당측은 '본당 보증 배우자감'을 내보내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신상파악에 나선다. 다행히 신앙 안에서 이뤄지는 만남이다보니 거의 '부도 수표'가 없다고 한다. 이 같은 맞선사업은 의외로 사소한 계기에서 출발했다. 김 신부가 사목회의에서 "요즘 노총각,노처녀가 늘어서 그런지 자녀의 결혼을 걱정하는 부모들이 꽤 많다"고 하자 김 사목회장이 맞장구를 치며 중매사업을 제안한 것. 김 회장은 제약회사 근무 시절 친구와 회사동료 10쌍을 맺어준 경력을 입증하듯 봉사자 3명과 함께 맞선자리를 열심히 주선하고 있다. 김 신부는 "튼튼한 가정을 만들어주는 일은 교회뿐 아니라 사회의 기초를 다지는 작업"이라며 "결혼 적령기의 자녀를 둔 부모들도 관심이 많아 내년 봄 쯤이면 국수를 연거푸 얻어먹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02)3436-3090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