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폴 키즈' 등 성인복을 모태로 한 아동복 코너에서 쇼핑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다이어트 열풍으로 몸이 바짝 마른 여성들이 성인 옷을 줄여 입기보다 큰 사이즈의 아동복을 사는 걸 선호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동복 가격이 같은 브랜드의 성인용 옷보다 20∼30% 정도 저렴해 일석이조다.


31일 의류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의 아동복 '빈폴 키즈'에서 올 가을 신상품으로 내놓은 라운드넥 긴팔 티셔츠의 경우 전체 판매량 중 70%가 가장 큰 사이즈인 75,80 제품이다.


75,80 사이즈의 주 타깃층은 13∼15세 중학생이지만 20대 구매 고객이 상당수라는 게 회사측 설명.


서울 명동 빈폴종합관의 경우 '빈폴 키즈' 매장 방문객 10명 중 7명은 여대생이나 직장인들이다.


티셔츠 같은 기본 아이템은 모(母)브랜드인 성인 캐주얼 '빈폴'보다 값은 30% 정도 싸지만 디자인은 별 차이가 없어 몸집이 작은 성인 여성들이 많이 구입하는 추세다.


명동 빈폴종합관 관계자는 "'빈폴'이나 '빈폴 레이디스'에서 제품 가격을 따져본 후 '빈폴 키즈' 코너로 와서 제품을 구매하는 여성들이 많다"며 "처음엔 아동복 사이즈가 맞을까 반신반의하다가도 직접 입어본 후 만족해하며 제품을 사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년엔 기본 셔츠류에만 관심을 보였는데 올 들어선 스커트와 카디건,코트까지 찾는다"며 "성인용 제품과 디자인은 비슷해도 티셔츠는 1만∼2만원,더플 코트는 무려 10만원 이상 싸다"고 귀띔했다.


이에프이가 내놓은 아동복 '리바이스 키즈' 역시 20대 여성들의 제품 구매율이 전체의 10∼20%를 차지한다.


셔츠처럼 캐주얼한 아이템은 성인복과 아동복 간 디자인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데다 요즘엔 안에 받쳐 입는 옷의 경우 몸에 꼭 맞게 입는 경향이 있어 마른 체구의 여성들이 옷을 많이 사간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청바지도 허리 부분이 고무밴드로 처리돼 허리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어 가장 큰 사이즈 제품을 사가는 여성들이 꽤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프이 관계자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의 경우 깡마른 체형이 많아지고 있는 반면 아이들은 발육상태가 좋아 아동복 업체들이 신장 165㎝ 정도의 큰 사이즈 제품 생산을 많이 늘려가는 추세"라며 "성인 매장에서 번거롭게 수선까지 해가며 줄여 입느니 아동복 매장에서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쇼핑족이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