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나면서 부동산 시장이 차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8월 사이 호가 위주로 급등했던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올 봄 수준으로 돌아갔다.


가을 이사철 수요와 8·31대책 효과가 겹쳐 전세 시장도 상승폭이 눈에 띄게 둔화되면서 진정되는 양상이다.




◆재건축 아파트 거품 빠져


올 봄부터 '이상 급등세'를 보여 온 강남의 주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 8월 말에 비해 호가 기준으로 수억원씩 떨어진 곳이 수두룩하다.


최고 8억8000만원까지 급등했던 강동구 둔촌주공 1단지 25평형 가격은 현재 7억50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두 달 전까지 8억원을 상회했던 강남구 개포주공 4단지 15평형도 지금은 7억2000만~7억4000만원 선에서 매물을 구할 수 있다.


서초구 반포동 한신4차 아파트도 8억5000만원에서 7억9000만원까지 가격이 내려갔다.


10억원 이상 호가했던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34평형도 8억5000만~9억원까지 가격이 내려갔다.


잠실동 백조공인 장명자 사장은 "이달 중순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소폭 반등했지만 바닥을 확실히 쳤다고 해석하기는 이르다"면서 "내년쯤 매물이 한 번 더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둔촌동 부동산뱅크 원공인 관계자는 "최저 가격보다 3000만~4000만원 높게 나온 매물은 매수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일반 아파트 가격도 약세


일반 아파트 가격도 약세다.


8·31대책 이전에는 10억~11억원을 호가했던 강남구 압구정동 구 현대아파트 33평형은 현재 9억~9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강남구 대치동 우성아파트 31평형 역시 2억원가량 빠진 9억~9억5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와 있다.


압구정동 한라공인 이한규 실장은 "평형별로 지난 7~8월에 비해 10~15%가량 가격이 떨어진 상태"라면서 "업계에서는 급락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도 하락세가 이어져 하락폭이 20% 선에 이를 것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세가 상승세도 한풀 꺾여


8·31대책 발표 후 급등세를 보였던 전세 시장의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 전세가는 3주 동안 2억3000만~2억60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올초에 비하면 3000만원가량 뛴 가격이지만 추가 상승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은마공인 김수용 사장은 "내년 1월께 도곡렉슬 3000여가구 입주 등 추가 공급이 예정돼 있어 대치동·도곡동 일대 전세가는 앞으로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경기도 일산 강선마을 경남아파트 38평형은 1억6000만~1억7000만원 선,분당 서현동 삼성아파트 32평형도 2억6000만~2억7000만원 선에서 한 달째 전셋값이 꿈쩍하지 않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