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소비 양극화'가 최근의 소비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개인이 품목과 기호에 따라 자신의 소득 수준보다 높거나 낮은 소비를 동시에 하는 '야누스'적 소비 패턴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 제일기획은 30일 '우리 시대의 미드필더,2635세대'라는 보고서에서 26~35세 연령대의 성향을 이같이 분석,주관적 만족에 치중하는 '가치소비'가 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2635세대는 전체 인구 구성비의 17%,경제활동인구의 24%를 차지하는 생산과 소비의 핵심 세력. 이에 따라 평균적이고 어중간한 가격대의 상품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소비 트렌드는 세계적인 추세로 일본에서는 '일점(一点) 호화 소비',미국 등에서는 '로케팅 소비' '다면 소비' 등의 용어로 불리고 있다.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의 이세진 연구위원은 "1970년대에 태어난 이들 세대는 보고 자란 수준은 높은 반면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소비성향과 가치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현실주의적 성향으로 합리적 알뜰소비 행태를 유지하지만 유행에 민감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곳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게 공통점이라는 설명이다. 2635세대 내 거대 소비집단으로 부상한 '싱글족'에서 이런 성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들 싱글족은 매스티지(Masstige·대중과 명품의 결합) 열풍의 진원지다. 2635세대 중 미혼자의 43.9%가 '갖고 싶은 제품은 가격에 상관 없이 구매한다'고 응답,기혼자(32.3%)보다 과감한 소비성향을 보여줬다. 반면 덜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제품은 할인 쿠폰 등을 모아 가급적 알뜰쇼핑을 한다. 2635세대의 47.3%가 할인 쿠폰과 제휴카드를 적극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게 그 방증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2635세대의 소비 패턴을 "가격 할인 쿠폰을 모아서,벤츠 타고 이마트에 간다"고 비유했다. 이 연구위원은 "돌출적인 소비와 절약의 형태를 띠는 2635세대의 소비 트렌드에 기업 마케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DKNY' 'BMW 미니쿠퍼' '레드망고' '스타벅스' '미샤' '더페이스샵' 등이 고급 감성과 낮은 가격에 대한 소비자 수요를 적절하게 반영,마케팅에 성공한 사례로 꼽혔다. 전통과 혁신의 '미드필더' 역할을 하는 2635세대는 다섯 가지 공통 경험(5'I')을 바탕으로 세대적 특성(5'I')이 형성됐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민주화(Integration),외환위기(IMF),정보화(Internet),문화 개방(Internationalization),자립(Independence)의 공통경험과,이를 바탕으로 자기 중심적(Indidualized),현실주의(Into the reality),유행 추구(Inclined to fashion),개방적(Intercultural),진보적(Innovative) 등의 특성을 갖게 됐다는 것. '우리'보다는 '나'를 중시하는 2635세대의 자기 중심적 성향은 자기 계발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로 이어져 '샐러던트(직장인+학생)'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냈고,배우자 선택에도 세대별 기준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2635세대의 배우자 선택 기준은 성격(63.4%),돈·경제력(13.3%),외모(10.8%),직업(5.9%),학력(4.7%),집안(1.9%) 등의 순으로 나타나 성격(68.1%),외모(13.1%),경제력(7.5%) 순으로 배우자를 선택한다고 응답한 386세대와 뚜렷한 차이를 드러냈다. 제일기획은 이 보고서를 위해 최근 3개월간 서울지역 26~35세(남녀 640명)와 36~45세(남녀 160명) 등 총 800명의 표본을 추출,개별 면접과 그룹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