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선 온갖 걸 다 조사해 발표한다. 잡지 포브스의 '사후수입이 가장 많은 명사 13인'도 그 중 하나다. 2001년부터 내놓은 이 순위에서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가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1년간 음반 판매,테네시주 멤피스의 기념관 입장료 등으로 4500만달러(약 470억원)를 벌었다는 것이다. 2위는 만화 캐릭터 스누피를 만든 찰스 슐츠,3위는 비틀스의 존 레넌,4위는 화가 앤디 와홀,5위는 동화 '모자 쓴 고양이'의 작가 테어도어 가이젤,6위는 배우 말론 그랜도,7위는 마릴린 먼로,8위는 '반지의 제왕'저자 톨킨이다. 13명 중 음악인이 7명으로 가장 많고,미술인 문인 배우가 각 2명씩이다. 실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긴'걸까. 엘비스의 경우 세상을 떠난 지 28년.가수로 활동한 기간(23년)보다 더 긴 세월이 흘렀는 데도 여전히 엄청난 인기를 누린다. 지금도 매년 400만장 이상의 음반이 팔린다고 하고 그가 살았던 멤피스의 저택 그레이스 랜드엔 연간 60만명 이상이 방문,그의 삶과 음악을 기리고 묘지 앞에서 추모한다. 엘비스의 인기가 식지 않는 첫째 이유는 물론 그의 노래 때문일 것이다. 때로는 감미롭고 때로는 거친 독특한 음색으로 부른 '러브 미 텐더''마이 보이' 등 수많은 히트곡들은 나이든 세대는 물론 젊은층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죽음을 둘러싸고 끊이지 않는 미스테리도 그에 대한 관심을 더한다. 그러나 엘비스의 수입 증가는 그에 관한 사업권을 지닌 EPE(Elvis Presley Enterprises)의 관리 덕인 것처럼 보인다. 젊은 팬 확보를 위해 방송국엔 돈을 받고도 제한적으로 빌려주는 공연실황 필름 등을 청소년 및 어린이 채널에는 아무 때나 무료로 빌려주고,이미지를 위해 총과 술에 대해선 상표사용을 금지하는 게 그것이다. 사후 30년이 다 돼서도 연간 몇백억원씩 벌어들이는 엘비스에 관한 소식은 우리 한류스타들의 오늘과 내일을 생각하게 한다. 과연 우리 스타들도 오래도록 그렇게 많은 수입을 올리고 그 결과 후손들에게 문화예술의 힘,대중스타의 힘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