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미군 감축 등을 놓고 불협화음을 보였던 미국과 일본의 군사협력 관계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은 29일 워싱턴 회담에서 오키나와 주둔 미군 병력을 감축하는 대신 일본 자위대와 주일미군의 군사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해 안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는 데 합의했다. 양국 외무·국방장관은 이날 미 워싱턴 국무부에서 미·일안보협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일 동맹,미래를 위한 변화와 재편'이란 보고서를 채택,발표했다. 회의에는 미국측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일본측에서는 마치무라 노부다카 외상과 오노 요시노리 방위청 장관 등이 참석했다. 주일미군 병력 감축과 기지 재배치 문제를 놓고 해법을 찾지 못하던 양국이 합의안을 도출한 것은 자칫 미·일 동맹체제에 균열을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의 위험성을 극복하고 아시아 지역 안보의 새로운 전략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본에선 주일미군의 새 기지가 자기 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지역 여론이 비등해졌고 관련 비용 분담을 놓고 미·일 간 갈등도 커져왔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병력(1만5000명)의 절반인 7000명이 향후 6년간 순차적으로 일본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전력에 차질이 없도록 전투부대는 그대로 두고 후방 지원병력을 괌 등으로 옮기기로 했다. 이전 경비는 일본측이 부담키로 했다. 또 나고시에 있는 미군 슈와브 기지 인근 해안에 헬기장을 건설,후덴마 비행기지를 이곳으로 이전키로 하는 등 일본 내 미군의 재배치 계획이 사실상 확정됐다. 한편 미국은 일본 자위대의 전력 극대화와 아시아 지역 내 역할 확대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안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군사기지와 방위시설 공동사용,유사시 공동작전계획 수립,공동 군사훈련,탄도미사일 방위체제 구축 등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이번 중간보고를 구체화해 내년 3월까지 최종보고서를 마련,주일미군 재배치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