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정부의 혁신 노력을 평가하는 곳은 바로 현장이다. 일선 시청과 구청의 민원창구 등에서 행정서비스가 좋으면 혁신은 성공이고 그렇지 않으면 여간 노력을 기울여도 혁신은 제자리 걸음에 머물 수밖에 없다. 지난달 28일 정부 중앙청사에서 열린 제1회 '지방행정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는 이런 고객접점에서의 혁신이 왜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각 시·도를 대표한 16개 혁신 성공사례 중 대통령상을 받은 서울시 마포구의 '말 한 마디로 서류 뗀다'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마포구는 복잡한 민원신청서 작성에 익숙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구민들을 위해 민원처리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민원담당 부서는 고민 끝에 아예 신청서 자체를 없애 버렸다. 대신 은행의 통합창구를 보완한 종합민원창구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민원인이 신청서 작성 없이 공무원에게 민원서류 종류 등만 말하면 해당 서류를 간편하게 뗄 수 있게 했다. 또 양방향 모니터를 설치해 자신의 신청내역과 처리과정을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 설문조사 결과 '시스템 적용 이전보다 민원행정이 좋아졌다'는 응답이 83%에 달했다. 민원실을 다녀간 구민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있는 것을 잘 파악한 결과였다.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4개 사례도 비능률적인 행정 프로세스를 개선해 민원행정의 질을 높인 사례로 평가됐다. 대구시 북구는 방대한 종이문서를 통해 이뤄지던 지방세정 업무를 전산화했으며 강원도 정선군은 민원처리가 완료되는 즉시 신청자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민원발급시스템을 구축했다. 대전시 서구는 가스안전관리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남양주시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수도요금 정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날 행사에선 수원시 공무원들이 변하지 않으려는 간부 공무원의 모습을 코믹하게 그린 '혁신의 저항극복'이라는 단막극을 공연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