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국내 항만의 물동량 증가율은 8~10%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상하이 등 중국 항만의 물동량은 연 평균 18~20%씩 늘어났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 화물이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물류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부산 광양 등 한국 항만은 중국 대신 처리해왔던 물량을 뺏기지 않을까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해마다 벌어지고 있는 중국과 한국의 물동량 격차로 인해 한국 정부는 물류정책 방향을 동북아시아에서 물동량이 가장 많은 항만으로 키우겠다던 것에서 틈새시장을 노리는 쪽으로 수정했다. 또 대결 및 경쟁상대로 여겼던 중국과의 관계도 '상생을 기반으로 한 협력'으로 전환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해양수산부가 마련한 중국 물류시장 공략 전략의 핵심은 양쯔강 유역,산둥반도 지역,발해만 등 3개 권역에 있는 기업들이 일본이나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부산,광양,인천항에 모았다가 현지로 보내주겠다는 것이다. 한국이 짧은 거리의 지역 항만을 오가는 배편이 다양하고 운임이 상대적으로 싼 데다 광양항 부산신항 등에 들어갈 배후 물류단지의 이용요금이 저렴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이다. 3개 집중 공략지역 중 톈진 다롄 등이 있는 발해만의 물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상당수 물량은 상해를 거쳐 해외로 수출되고 있지만 톈진에서 생산되는 전자제품 등 소품종 고가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운송의 정확성과 안전성이 뛰어난 한국 물류 회사들이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해양부는 분석하고 있다. '양쯔강 모델'이란 한국측 선박이 양쯔강 중상류 지역까지 강을 거슬러 올라가 상품을 실은 후 역시 부산과 광양 등을 거쳐 일본으로 실어준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 선박회사인 장금상선이 최근 이 사업을 시작했다. 국내 1위 벌크선사인 STX그룹의 해운 계열사 STX팬오션 상하이 법인 역시 중국 양쯔강 수로를 이용하는 연안 내륙 운송을 강화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생필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이 7000여개에 달하는 산둥반도는 물류시스템이 복잡해 세밀한 물류서비스에 강점을 보이는 한국 기업이 진출하기 좋은 곳이다. 우예종 동북아물류기획단 부단장은 "발해만 산둥반도 양쯔강 지역을 집중 공략할 경우 중국과 일본을 드나드는 전체 수출입 물동량 1억49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하나분의 물량)의 화물 중 7.2%에 달하는 899만TEU를 한국에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