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31일 외상에 아소 다로 총무상을 기용하고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 대리를 관방장관에 임명하는 제3차 내각개편을 단행했다. 또 집권 자민당 3역 가운데 간사장과 총무회장을 유임시켜 총선에서 압승을 이끈 당 지도부에 대한 신임을 확인했다. ◆아시아 외교 강경노선 고수 개각에서 강경파인 아소 총무상이 신임 외상에 오르고 정부 대변인격인 관방장관에도 초강경파인 아베 간사장 대리가 임명돼 외교정책에서 이들의 목소리가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을 둘러싸고 틈이 벌어진 한·중·일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아소-아베 체제'를 통해 내년 9월까지의 남은 임기동안에도 아시아 주변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강경외교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신임 관방장관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문제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까지 참배해 왔다"면서 "지금까지의 기분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아소와 아베 두 사람은 미국과의 관계를 외교의 최우선 과제로 여기는 친미인사인 만큼 고이즈미 내각의 외교비중은 확연히 미국쪽으로 기울 공산이 커졌다. ◆정부개혁 속도낼 듯 고이즈미 정권의 개혁전도사로 꼽히는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우정민영화 담당상이 총무상에 기용됐다. 다케나카가 우정민영화 이후 최우선 개혁과제로 꼽히는 공무원 인건비 삭감과 정원감축을 담당할 총무상을 맡게 돼 일본의 정부부문 개혁은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케나카의 총무상 배치에는 우정민영화에 이어 정부 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는 고이즈미 총리의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자민당 내 정책통으로 꼽히는 요사노 가오루 정조회장은 경제재정상에 임명됐다. 연금개혁을 추진할 후생노동상에는 가와사키 지로 전 운수상이 임명됐고,나카가와 쇼이치 경제산업상은 농수산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초선인 이노구치 구니코 의원은 남녀 공동참여 담당상으로 발탁됐다. 고이케 유리코 환경상도 유임돼 고이즈미 3차 개편 내각에서 여성 장관은 2명이 포함됐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는 당직개편에서 다케베 쓰토무 자민당 간사장과 규마 후미오 총무회장을 유임시키고 나카가와 히데나오 국회대책위원장을 정조회장에 임명했다. 국회대책위원장에는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이 기용됐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