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지난 2000년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이후 국내에서 열리는 가장 큰 국제행사다. 노무현 대통령은 주최국의 입장을 최대한 활용,전체회의 일정 외에 각국의 대통령,총리와 연쇄적으로 개별 회담을 갖고 관계 증진에 나선다. 일차적으로 관심의 초점은 미·중·일·러 등 한반도 주변 '4강'의 정상들과 만나는 일정이다. 4강국 외에 캐나다 페루 등 다른 나라들의 정상들과 만나 크고작은 현안을 조율한다. 앞선 일정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APEC 개막 직전인 11월16~17일 후 주석은 한국을 국빈방문하는데 16일 서울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고 이날 국빈 만찬도 예정돼 있다.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은 지난 1995년 장쩌민 주석에 이어 10년 만이다. 특히 후 주석은 지난 10월28일부터 30일까지 북한을 방문,김정일 위원장과 만났던 만큼 북한 방문 결과에 대한 설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다음날인 11월17일에는 한·미 정상회담이 경주에서 열린다. 노 대통령은 APEC 개막 전날인 17일 경주를 방문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한·미관계 발전방안,북핵 해법과 스크린쿼터,쇠고기 수입 확대 여부 등 한·미 간 경제현안까지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정상회의 마지막날인 19일 만나기로 예정돼 있다. 푸틴 대통령과는 지난 5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전승 60주년 행사에 노 대통령이 참석,잠시 환담하는 형식으로 만난 적이 있다. 한·일 정상회담은 다소 유동적이다. APEC 기간 중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만나는 것 자체는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최근 고이즈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한국 정부가 초강경 자세를 보인 터여서 형식이 주목된다. 정식 회담보다는 자연스러운 형태의 '회동' 정도로 전망된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