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로드맵으로 무역 자유화 초석을 다진다." 17차 APEC 정상회의에서는 무역 자유화와 테러 공동 대응,조류 인플루엔자 문제 등 다양한 이슈들이 다뤄진다. 또 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은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다. 각국 공통의 주요 관심사는 물론 무역 자유화다. 18일 1차 정상회담 의제를 '무역 자유화의 진전'으로 정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번 회의에서는 1994년 인도네시아 보고르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보고르 선언'에 대한 중간평가와 향후 계획이 담긴 '부산 로드맵'을 내놓을 예정이다. 보고르 선언은 선진국은 2010년까지,개발도상국은 2020년까지 무역 투자 자유화를 달성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번 회의가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12월 홍콩에서 열리는 6차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을 앞두고 열린다는 점이다. 정상들은 WTO 협상 타결을 위한 APEC 차원의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2001년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 DDA 협상은 당초 지난해까지 농업·서비스시장 개방 협상을 마무리지을 계획이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해 시한을 내년 말까지로 2년 연장한 상태다. 이런 시점에서 세계 무역의 46%를 차지하는 APEC의 정상들이 DDA 협상과 관련한 성명을 채택할 경우 이는 WTO 체제에서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정치적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12월 WTO 회의에서 농산물,비농산물 등 각 분야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 선언이 나올 수 있도록 협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상들은 이와 함께 확산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19일 2차 정상회담에서는 대테러,재난대응,에너지 안보,조류독감 대책을 집중 논의한다. 의장인 노무현 대통령은 이틀간 정상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정상선언을 발표하게 된다. 이번 APEC 기간 중 개별 국가들 간 정상회담도 다양하게 이뤄진다. 한국은 미국 중국 러시아 등과의 회담이 예정돼 있다. 미국 중국 등과는 FTA에 대한 진전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한편 각국 정상들은 세계적 기업인들로 이뤄진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와의 대화를 통해 기업인들의 조언을 경청하고 향후 APEC의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