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 가격 안정에 힘입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월 기준으로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의 목표가 되는 근원물가 상승률도 5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상승했다. 9월(2.7%)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며 10월만 놓고 볼 때는 1999년(1.2%)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다. 중국산 김치 파동으로 배추값이 98.0%나 뛰었지만 전체 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2.7%를 기록한 이후 5개월째 2%대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통화량과 무관한 농산물과 석유류 제품 가격을 빼고 계산한 근원물가는 1.8% 오르는 데 그쳐 한은의 물가억제 목표치(2.5∼3.5%)를 크게 밑돌았다. 10월 근원물가 상승률은 2000년 6월(1.6%) 이후 6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계청은 고(高)유가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이처럼 안정된 요인으로 우선 우리나라의 석유의존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한성희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중국산 저가 수입품이 넘쳐나고 부동산 대책으로 집세가 안정된 점도 물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게 된 주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