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에 또 다시 적대적 M&A 논쟁이 일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대한해운현대상선,세양선박이 M&A 논란에 휩싸인데 이어 이번에는 작년 말 법정관리를 탈피한 흥아해운의 M&A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세회피지역인 버진아일랜드에 거점을 둔 페어먼트파트너즈가 흥아해운에 대해 '경영참여'를 선언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페어먼트파트너즈는 그동안 13.07%의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였으나 최근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15.26%로 늘리며 창업주의 장남인 윤효중 전 회장과 특수관계인(13.44%)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했다.


페어먼트파트너즈는 자본금 2달러짜리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로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흥아해운은 이에 대해 당장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앞으로의 상황 전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페어먼트파트너즈측과 접촉해본 결과 현 경영진을 교체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며 "게다가 현재 3대주주로 7.17%씩의 지분을 보유한 일본 야마네해운과 캄바라키센 선박회사가 흥아해운과 오랜 영업관계를 맺고 있어 우호지분이나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페어먼트파트너즈측이 앞으로 이사진을 파견하는 등의 방법으로 구체적인 경영참여를 시도할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속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1,2대주주의 보유지분이 엇비슷한 만큼 나머지 5% 이상 대주주들의 움직임이 경영권에 핵심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야마네해운과 캄바라키센은 지난 9월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꾼 바 있어 현재로선 누구 편을 들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또 6.67%의 지분을 들고 있는 제버란트레이딩은 현재 지분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신고했지만 앞으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미지수다.


제버란트레이딩은 대한해운의 2대주주로 M&A 논쟁을 일으킨 노르웨이 골라LNG 계열 투자회사로 알려져 있으며 현대상선의 지분도 10%가량 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흥아해운은 안정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데도 경영권이 취약한 상황"이라며 "5% 이상 지분을 가진 여러 세력 간에 얽히고 설킨 M&A 분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흥아해운 주가는 M&A 기대감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6.25% 오른 3만8250원에 마감됐다.


주용석·류시훈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