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이 몰려온다.


오는 18,19일 이틀간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일·중·러 등 아시아·태평양 연안 21개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APEC은 지역경제 공동체 추진을 통한 역내 경제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경제 분야에서 안보 분야까지 관심을 확대해 나가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하나의 공동체를 향한 도전과 변화'를 주제로 역내 무역 및 투자 자유화를 위한 실무적인 문제를 뛰어넘어 정치적 의지를 재확인한다는 점에서 향후 APEC의 발전 방향을 결정짓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우 처음으로 정상회의를 주최함으로써 APEC 내 주도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경제·통상과 관련,이번 회의는 세계무역기구(WTO),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 대한 APEC 차원의 기여 방안과 지역무역협정(RTA) 및 자유무역협정(FTA)의 확산,경제기술 협력 및 경제 양극화 해소 방안에 초점이 모아져 있다.


부산 APEC이 역내 경제 자유화를 위한 중요한 자리인 만큼 그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의 APEC 내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최근 APEC의 관심 분야가 경제를 넘어 안보 분야까지로 넓혀지면서 전 세계의 이목도 부산에 쏠리고 있다.


반테러와 반부패,재난 대응 외에도 엄청난 위험 잠재력을 안고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 등 이른바 '보건 테러'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함으로써 역내 국가 간의 대응 조치와 상호협력 등 정책공조를 이룰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이룰 전망이다.


전 세계적 재앙이 APEC 회원국들을 하나로 묶는 기폭제로 작용하는 셈이다.


이번 정상회의는 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5차 6자회담과 맞물려 한반도 정세를 바꾸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를 둘러싼 4강 정상들이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 모여 양자회담을 가짐으로써 북핵 문제 해결과 영구적인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계기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회의는 또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더불어 제2의 도시인 부산 경제를 끌어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회의 기간 중 각국 정부 대표단 3500여명을 비롯해 1만여명이 부산에 모일 예정이다.


관광 수입과 각종 행사 유치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와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등 1조원에 가까운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번 APEC 정상회의는 한국 외교사에 획기적인 이정표를 긋는 역사적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글=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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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EC은? ]


1989년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12개국 간 각료회의를 시작으로 출범했다.


1993년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정상회의체로 격상되면서 최고위급 지역경제협력체로 발전했다.


느슨한 포럼 형식의 협의체인 APEC은 사무국을 싱가포르에 두고 매년 회원국을 돌아가며 정상회의를 열고 있다.


정상회의를 정점으로 통상 재무 정보통신 교육 에너지 등 15개 분야별 장관회의와 회원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하는 자문위원회(ABAC)를 두고 있다.


차관보급으로 이뤄지는 고위관리회의(SOM)는 경제,무역투자 등 4개 위원회,22개 실무그룹을 운영하며 정상회의를 보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