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동 <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 최고경영자(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 그리고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제 우리가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직함이 됐다. 그러나 CKO(Chief Knowledge Officer)는 아직까지 많이 사용하지 않는 듯하다. 우리말로 옮기면 '최고 지식 경영자'라는 뜻인데,중소기업에 왜 이 같은 최고 지식 경영자가 필요할까? 우리나라의 산업구조 특성상 중소기업체들은 대기업체와 생산 메커니즘이 연계된 협력업체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현실이다. 중소기업체가 대기업체의 협력업체가 됐다 해도 납품단가의 경쟁적인 인하는 말할 것도 없고,납품 계약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알 수 없어 중소기업 생존의 근본적인 두려움은 지속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중소기업의 CEO가 CTO와 CFO 역할까지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다기능 CEO들은 여러 사람이 해야 할 일을 한 사람이 다 하고 있기 때문에 결정적으로 기업체에서 실시간 평가를 소홀히 하게 되는 단점을 안고 있다. 이럴 때 연구개발,기술정보 및 사업평가 등 최신 자료들을 이용한 평가와 외부(타사)와의 비교우위 등을 종합해 새로운 방향 등을 제시하고 조언할 수 있는 최고 지식 경영자가 존재한다면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최근 우리 상품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중소기업체에서 CKO 담당자를 필요로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다. 대량생산은 이미 오래 전의 개념이 됐고,요즘에는 다기능성(Multi Functional) 제품은 물론 한 발 더 나아가 특수한 수요를 만족시키는 고부가가치 단일기능성 상품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소위 '세계화'와 '정보화'의 급속한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우리의 상품시장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예측하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이런 현실에서 다양한 경험과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CKO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얼마 전부터 클러스터 개념이 도입돼 우리나라의 몇몇 산업공단에서도 이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 클러스터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체는 유사한 시장을 놓고 서로 경쟁하기 마련인데,그러면서도 정보 교환 등 상호 협력해야 하는 운명이다. 여기에 CKO 제도를 도입한다면 클러스터 체제를 상호 보완하고 각사의 고유 특성을 살리면서 전략적으로 분석해 상호 창의적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전경련中企경영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