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시 주요 기업들의 정기 인사철을 앞두고 다음 달 하순께로 예정된 LG그룹 인사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 LG 현대자동차 SK 등 4대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인사를 단행하는 데다 인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들의 부침에 따라 향후 해당 계열사의 위상변화는 물론 LG그룹 인사정책의 향배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LG그룹에 따르면 김쌍수 LG전자 부회장,노기호 LG화학 사장,남용 LG텔레콤 사장,금병주 LG상사 사장,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 등은 올해 견조한 실적과 브랜드 가치 향상 등을 견인한 공로로 유임이 확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의 관심은 한두 자리 정도 늘어날 것으로 알려진 부회장직에 누가 선임되느냐는 것.만약 한 자리라면 노기호 사장과 남용 사장이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98년 이후 8년째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아온 남용 사장의 경우 현직 사장들 가운데 '최고참'인 데다 올해 확고한 흑자기조를 정착시켰다는 호평을 받고 있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LG다우폴리카보네이트와 LG석유화학 사장을 거쳐 2001년부터 LG화학 사장을 맡아온 노기호 사장도 승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합리적인 리더십을 발판으로 그룹의 양대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LG화학을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올렸을 뿐만 아니라 소재 분야의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키웠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LG전자 총괄사장을 지냈던 정병철 LGCNS 사장도 그동안의 기여도와 관록에 비춰볼 때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최근 적극적인 자원개발 사업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금병주 LG상사 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한 지 2년이 채 못돼 이번에는 승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하지만 현직을 유지하는 데는 변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사장급 가운데는 연초 미국연수를 떠난 우남균 LG전자 사장의 거취도 관심 대상이다. 과거 '미스터 디스플레이'로 불릴 정도로 디스플레이사업 성장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는 점에서 중용이 점쳐지고 있다. 전자계열사 사장 0순위 후보로 거론되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지난 1월 해태제과 사장에서 LG생활건강 사장으로 전격 변신한 차석용 사장은 올해 눈부신 실적 호전과 함께 브랜드 고급화에 성공한 공로로 유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올해 LG전자의 실적 악화를 막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해낸 휴대폰 담당 박문화 사장도 유임이 확정적이다. 다만 LG전자 해외총괄 사장들 가운데 일부는 실적 부진과 장기 근무 등을 이유로 교체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조일훈·김형호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