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투자사나 경영컨설팅 업체들이 잇따라 코스닥 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M&A(인수합병) 중개업무 등에 치중하다가 하반기 들어 지수가 고공행진을 이어나가자 직접 경영권 확보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어났다.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경영권 교체를 전후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새 주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외 경영컨설팅 업체 중에는 중·단기 차익을 노리는 사례가 적지 않아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들 기업 중 일부는 주가가 오르자 인수한 지 불과 수개월 만에 매각에 나서는 사례도 있다.


◆경영컨설팅사 코스닥 기업 눈독


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시그마컴의 최대주주는 지난 1일 36억원을 받고 경영권을 장외업체인 트로잔에 매각키로 했다.


트로잔은 지난 7월 말 설립된 자본금 30억원의 경영컨설팅 업체다.


설립 3개월여 만에 코스닥 기업 인수에 뛰어든 것이다.


같은 날 케이비씨의 경영권도 지난 5월 설립된 경영컨설팅 업체인 메가나인에 매각됐다.


또 레전드테크는 최근 한 투자조합이 최대주주의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했으며,윤디자인은 미국계라고 밝힌 벤처투자 업체에서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 밖에 레이더스컴퍼니 넷시큐어테크놀로지 등도 최대주주가 장외 투자 및 컨설팅 업체로 바뀐 사례다.


한 M&A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주가가 오르면서 장외 업체들의 M&A 열풍은 다소 주춤하다"며 "반면 한동안 잠잠하던 M&A브로커나 기업구조조정 전문업체,투자업체 등이 코스닥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업변화♥운영방침 살펴야


이들 업체 중 대부분은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집해 기업을 인수한 뒤 가치를 높여 되파는 '바이아웃(Buy-Out)'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실제 기업가치 개선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다.


이들 장외업체 중 상당수가 중·단기에 차익실현에 나서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외 업체이던 브레인컨설팅은 아이필넷을 인수했다가 1년여 만에 차익을 남기고 되팔았다.


로토토는 장외 경영컨설팅 업체인 벨류라인벤처가 지난 8월 CB인수를 통해 최대주주에 올랐다가 한달여 만에 매각했다.


일부 업체들은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위해 테마에 편승하거나 무리한 수익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업체에 대해 경영정상화 일정이 잡혀 있는지,유상증자 등을 통해 조달된 자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M&A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주력사업이 있는지,앞으로 어떻게 회사를 운영할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며 "기업의 포장만 바꾼 채 차익을 노린 세력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경봉·김진수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