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부동산 대책'의 후속 입법을 비롯한 정부의 세제 개편안을 놓고 여·야 간 논란이 다시 뜨거워질 전망이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추진 중인 올해 주요 세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전문위원들이 '검토 보고서'를 통해 조목조목 문제점을 짚고 나섰기 때문이다. 물론 전문위원의 검토의견이 입법과정에서 어떤 구속력을 갖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동안 세법 개정안 마련 과정에서부터 찬반 논란이 일었던 핵심 쟁점들에 대해 국회 전문위원들이 재차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여·야 간 공방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노령층 종부세 감면해야" 국회 재경위 전문위원들은 '8·31 대책' 후속 입법과 관련,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의원 입법 형태로 제출한 종합부동산세법 양도소득세법 등의 개정안에 대해 적지 않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여·야 의원들이 노령층의 종부세 감면 법안을 동시에 제출한 가운데 전문위원들도 같은 의견을 제시해 주목된다. 이한규 전문위원은 검토 보고서에서 "소득이 일정수준 이하인 노령자 중 1가구1주택 보유자에게 종부세를 감면하거나 면제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며 "이는 주거 등 보유 목적을 고려하지 않는 종부세의 문제점을 부분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기준시가 6억원을 넘는 고가주택 소유자는 1가구1주택이더라도 집을 팔 때 양도세를 내는 만큼 노령자 등에 대해선 보유단계에서 세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검토 보고서는 또 "재개발·재건축 입주권까지 주택수에 포함시켜 양도세를 중과하는 방안의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될 수 있는 만큼 1주택1입주권 보유자에 대해서는 적용시기를 1년간 유예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부가 2007년부터 시행하려는 1가구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는 고가주택 1채 보유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고,3주택자와는 달리 실수요자인 경우도 있는 만큼 중과세 기준을 합리적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양도세 실거래가 과세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서는 실거래가의 왜곡을 줄이기 위해 1가구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제도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소주세율 인상 부정적" 논란 많은 소주세율 인상안과 관련,전문위원 검토보고서는 "저소득층일수록 소주에 대한 지출 비중이 크고,가격 인상으로 인한 음주 감소 효과도 생각해야 하는 만큼 세율 인상의 부정적인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등유에 대한 형평성과 환경오염을 이유로 액화천연가스(LNG)에 붙는 특별소비세를 올리려는 개정안의 경우 산업용에서 역시 LNG와 대체관계에 있는 중유가 환경비용이 더 큰 점을 지적하고,유종별 형평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중소기업 간편납세제의 경우 과표 양성화에 역행할 수 있고 현행 간편장부제 등이 있는 상황에서 실효성이 떨어지는데다 실제 집행도 불가능할 우려가 있다며 장기 과제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중소기업 특별세액 감면제도를 폐지하면서 비수도권 소재 중소기업 위주로 지원하는 '균형발전 특별세액 감면제'를 신설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현행 수혜기업의 절반을 넘는 30만여 업체가 수도권에 있는 만큼 수도권 기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하고,최고 40%인 감면율은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정부투자기관과 출자기관의 접대비 손비인정 한도를 확대하는 데 대해선 최근 5년간 30여개사가 접대비 사용한도를 856억원이나 초과 지출했다는 점을 들어 한도 확대가 도덕적 해이를 부채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