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해 4.0%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12월부터 12차례에 걸쳐 모두 3.0%포인트나 인상해 지난 2001년 6월이후 최고수준이 됐다. 미국의 거듭된 금리인상이 국제적 고금리를 유발하고,이것이 세계 경기를 위축시키면서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을지 걱정이 적지 않다. 우려를 한층 높이는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금융전문가들은 FRB가 성명서를 통해 '신중한 속도'의 금리인상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그린스펀 의장의 재직기간 동안 기준금리를 4.5%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 유럽국가들도 금리인상 대열에 가담하고 있고 지난 10여년간 초저금리를 지켜온 일본 역시 조만간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적 금리인상과 이에따른 경기회복 속도의 둔화로 수출 환경이 악화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더욱 큰 문제는 우리나라도 이런 국제적 추세 때문에 금리인상 압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행 금리를 고수할 경우 미국과의 금리격차가 확대된 여파로 국제부동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것도 부작용이 여간 큰 것이 아니다. 기업비용 및 가계 이자상환부담을 가중시켜 가뜩이나 취약한 투자와 소비를 더욱 위축시키고 이제 겨우 소생 기미를 보이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5%선을 오르내리는 시중금리를 더욱 자극하면서 오랜만에 활황세를 나타내고 있는 증권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원·엔 환율이 1백엔당 9백원선이 무너지는 등 환율마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다 기업들 역시 내년 경영계획을 세우지 못한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미국달러화를 비롯한 주요국제통화의 가치변동이 심해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원·엔환율이 9대 1수준 밑으로 내려가는 원화강세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도 그런 징후의 하나다. 국제고금리추세가 심화되면 국제금융시장의 재편 등 국제투기자금의 이동도 심해질 것이뻔하다. 어느 때보다 국제금융시장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국내 금융정책을 구사해야 할 시점이라는 얘기다. 혹시라도 경기회복의 불씨를 꺼트리는 일이 없도록 안정적이고도 효율적인 통화관리와 금리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