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완승으로 끝난 10·26 재선거 결과는 차기 대선주자들의 지지도에 변화를 가져왔다. 고건 전 총리가 근소한 차로 1위를 고수한 가운데 선거를 승리로 이끈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같은 당 소속인 이명박 서울시장과 비슷한 지지율로 2위그룹을 형성했다. 반면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여권 주자들은 한 자릿수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해 민심이반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고 전 총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선두를 달렸다. 문화일보와 한국리서치가 실시해 지난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으로 출마하면 누구를 찍겠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28.4%가 고 전 총리를 꼽았다. 박 대표와 이 시장의 지지율은 21.4%로 같았고,정 장관은 7.8%에 그쳤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2.9%)과 권영길 의원(2.8%),이해찬 총리(2.6%),김근태 장관(2.3%),정몽준 의원(1.6%),손학규 경기지사(1.5%)가 뒤를 이었다. 앞서 지난달 31일 발표된 한국일보 여론조사(미디어리서치)에서도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에 고 전 총리가 30.2%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시장은 24.0%로 2위,재선거 승리의 주역인 박 대표는 19.3%로 3위였다. 이어 정동영 통일부 장관(8.9%),이해찬 총리(3.9%),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3.6%),손학규 경기지사(0.8%) 순이었다. 고 전 총리는 선거 전 지지율 추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2위그룹과의 격차는 6∼7% 정도다.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면서 고 전 총리 주변에서는 신당창당 등을 포함한 정치세력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1위보다 더 관심을 끄는 게 한나라당 후보 간의 2위 대결이다. 이 시장과 박 대표의 대결이 점입가경이다. 4월 재·보선 때만 해도 박 대표가 크게 앞서다가 7월 '청계천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이 시장이 역전했고 박 대표가 10월 재선거 승리로 접전 상태로 접어들었다. 여권의 정·김 장관은 여당의 낮은 지지율을 반영하듯 한 자릿수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두 사람의 조기 당 복귀론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이르면 내년 1월 열릴 전당대회에서 두 사람이 당권을 놓고 일합을 겨룸으로써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특히 정 장관이 최근 들어 부쩍 지역을 가리지 않고 강연을 늘리는 것도 이에 대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