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의 거침없는 행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1000억달러 벽을 돌파했고 주가는 400달러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사업면에선 온라인 광고 비즈니스에서 '탄약'을 마련, 메신저서비스 소프트웨어 무선인터넷 분야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CNN머니는 3일 이런 구글을 '저거넛(juggernaut,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존재)'이라고 불렀다. ◆'선택과 집중'으로 도약 발판 시가총액 1000억달러 돌파는 작년 8월 상장 이후 14개월 만이다. 미국 기업 중 최단 기록이다. 지난 2일에는 장중 385달러까지 오르며 시가총액이 111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경쟁사 야후의 두 배이며 컴퓨터업체 델과 HP,시스코시스템즈보다 많은 수준이다. 정보기술(IT)업계에선 IBM과 인텔,마이크로소프트(MS) 정도만이 맞수로 남아 있다. 지난 1~3분기 매출(42억1946만달러)이 전년 동기 대비 2배,순이익(10억9318만달러)은 5.6배로 뛰어오른 '어닝쇼크'에 힘입은 것이다. 12개월 내 주가가 450달러까지 갈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구글 신화'는 '선택과 집중'을 가장 모범적으로 실천한 결과라 볼 수 있다. 경쟁사 야후는 최근 3년간 '온라인 종합 미디어 회사'를 표방하며 핫잡스(리쿠르팅),다이얼패드(인터넷전화),중국 알리바바(전자상거래)를 잇따라 인수하는 잡동사니식 확장을 해왔다. 반면 구글은 인재 확보를 통해 검색엔진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했다. 지난 3분기에만 실리콘밸리의 고급인력 800명을 스카우트,전 세계 직원이 5000명으로 불어났다. 구글은 최고의 검색엔진이라는 신뢰를 얻은 뒤 광고쪽으로 눈을 돌리는 실용노선을 채택했다. 배너광고를 단순 제공하는 데 머물지 않고 검색어를 치면 관련된 회사 사이트를 동시에 보여주는 '스폰서드 링크(sponcered link)'서비스를 도입했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매체 광고지면을 대량 구입해 광고를 중개하는 온라인-오프라인 통합 광고 대행사로 수익기반을 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구글의 올해 광고매출은 지난해보다 두배 많은 6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은 올 들어 메신저서비스,무선인터넷,휴대폰,인터넷 브라우저,소프트웨어 등 IT 전방위로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야후와 같이 연관성 없는 '문어발식 확장'이 아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 접속과 데이터 검색을 훨씬 편리하게 해주는 구글 전용 휴대폰 개발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무선 인터넷 창을 열면 구글이 먼저 뜨도록 서비스하는 식이다. ◆MS 아성도 위협 구글의 초고속 성장은 IBM에서 MS로 넘어간 IT 업계의 '왕좌'자리를 넘볼 정도다. 업계에선 구글이 언제든지 AOL,인터넷 전화업체 스카이프,중국 검색포털 바이두도 인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최근에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소프트웨어를 구글 사이트에서 판매키로 하는 협약을 맺어 MS를 바짝 긴장시켰다. 빌 게이츠 MS 회장조차 "구글이 위협적이다"고 말하고 있다. MS가 지난 1일 기존 MSN 서비스를 대폭 확대한 '윈도 라이브'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하고 향후 6개월 안에 자체 검색엔진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것도 구글을 의식한 시도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장규호·정지영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