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래전략] "내년에도 낸드플래시서 대박 터질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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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이기태-최지성-이상완 사장 등은 삼성전자 내에서 '4대 천왕'으로 불리는 맹장들이다.
반도체 휴대폰 디지털미디어 디스플레이 등 회사의 4대 주력사업을 총괄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한 울타리 안에서 서로 협력하며 때로 경쟁도 하는 이들은 이날 300여명의 애널리스트들을 앞에 두고 저마다 세계 1위 달성을 다짐하며 미래의 비전과 전략을 설명하기에 바빴다.
애널리스트들 역시 총괄 사장들이 밝힌 사업 계획을 주가 분석에 반영하기 위해 무척 분주한 모습들이었다.
[ 반도체 ]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업부는 D램과 낸드플래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로 2012년까지 연간 610억달러를 달성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마련했다.
이 같은 목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 부문의 호조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서 나왔다.
여기에 퓨전메모리와 시스템LSI(비메모리) 부문의 투자를 늘려갈 경우 종합반도체 회사로서의 탄탄한 수익 구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한몫 했다.
매출 신장을 이끌 주력 제품은 역시 낸드플래시다.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은 "낸드플래시를 사용한 모바일 기기가 휴대폰 게임기 등을 시작으로 자동차용 내비게이터,항공기 등 모든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낸드플래시는 내년 이후에도 매년 15% 정도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사장은 특히 "올해 애플의 '아이팟 나노'에 대량의 낸드플래시를 공급한 데 이어 내년에도 이에 버금가는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50나노 공정을 적용한 16기가비트 낸드플z7년에는 30나노 64기가비트 낸드플래시를 시판,시장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 휴대폰 ]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3일 "내년 상반기 상용화될 휴대 인터넷(와이브로)을 통해 세상이 변하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현재 시험 중인 와이브로가 이동 중에도 (사무실의 데스크톱 컴퓨터보다 빠른) 다운로드 4메가(Mbps),업로드 1.2메가의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고가 전략을 고수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내년에도 고가 휴대폰 시장은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중국 브라질 인도 등 브릭스(BRICs) 국가에서는 다소 값싼 제품을 내놓으면서도 고품질을 유지하는 전략을 사용할 것이라며 해당 제품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사장은 "올해 휴대폰 판매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떨어져 평균 185달러 수준에 그쳤다"면서 "내년에는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하락 압력을 극복하고 현재의 가격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휴대폰 플랫폼이 너무 많지 않으냐는 지적에 대해 "모토로라나 노키아와 달리 삼성은 위성·지상파DMB 등 '다플랫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장·단점이 있겠지만 선의의 경쟁을 통해 첨단 기술을 추구하려는 전략적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디지털 미디어 ]
"오는 2008년까지 디스플레이,모바일플랫폼,홈오토메이션,프린터 등 4대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연간 매출 30조원(300억달러)을 달성하겠다."
삼성전자 최지성 디지털미디어(DM) 총괄 사장은 3일 디지털미디어 분야의 4대 미래 핵심사업과 함께 장기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2008년 DM사업부의 매출 목표 30조원은 2004년의 실적 14조4000억원보다 약 100% 늘어난 규모.최 사장은 "PDP·LCD TV 등 전 세계 디지털TV 시장이 오는 2010년에는 지난해의 24조원보다 4배가량 많은 96조원 규모로 급팽창하는 등 디스플레이가 '디지털 르네상스'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출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최 사장은 앞으로 디지털미디어는 가정용 디지털 전자제품이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삼성전자 DM사업부가 발표한 4대 핵심사업 역시 기술컨버전스형 디지털 가전제품들.삼성전자에 따르면 가정용 전자제품 시장은 2004년 109조원 규모에서 2010년에는 178조원,2013년에는 216조원 규모로 10년 사이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재 디지털 제품과 아날로그 제품이 양분하고 있는 시장은 오는 2010년 디지털 제품이 전체 시장의 98%(191조원)를 차지하는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삼성전자는 내다봤다.
[ LCD ]
삼성전자는 LCD(액정표시장치) 부문에서 오는 2010년까지 연간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지난해 매출 10조원의 2배 수준으로 매출 규모를 끌어올려 세계 LCD 시장 1위 입지를 확실히 다지겠다는 것.이를 위해 LCD 시장에서 기술 및 투자 장벽을 쌓아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상완 LCD총괄 사장은 "내년부터는 대형 LCD 생산 비중을 70%까지 늘리고 7세대 이후 신규라인 증설도 가속화해 기술과 투자 규모에서 경쟁업체들을 압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부터 2010년까지 전 세계 대형(10인치 이상) LCD 시장 수요가 당초 전망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내년에 올해보다 25% 늘어난 2억3800만개를,2010년에는 10억개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전망치인 6000만∼7000만개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상완 사장은 "일부 조사기관에서는 당장 내년 상반기부터 공급과잉을 우려하고 있으나 LCD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는데다 경쟁업체들의 신규라인 풀가동 시점도 내년 10월이후에나 가능하다"며 공급초과 우려를 일축했다.
LCD패널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인 유리기판과 램프생산 업체들의 설비증설 지연도 공급부족 요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에 삼성은 내년부터 대형 LCD생산 비중을 크게 높일 계획이다.
올해 전체 LCD 생산량의 절반에 그쳤던 대형 비중을 내년에는 70%까지 확대키로 한 것.특히 TV용 패널의 경우 내년초 7-2라인 가동을 기점으로 30인치 이상 비중을 50%에서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사장은 7세대 라인을 본격 가동한 올해를 5년을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는 "과거 5세대 라인까지는 투자규모가 1조5000억원 수준에 그쳤으나 7세대라인은 3조원 규모로 투자액이 2배 가량 늘었다"며 "때문에 적기에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대만 등의 후발업체들은 경쟁에서 도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초 7세대 라인 가동에 이어 7-2라인와 8세대 라인 설비투자계획을 일찌감치 공개하고 선수를 치고 나가는 것도 기술 및 투자장벽을 쌓기 위한 전략이라고 이 사장은 덧붙였다.
그는 PDP와의 경쟁에 대해 "미국 시장에서는 이미 40인치 LCD가 가격경쟁력을 갖췄다"며 "향후 풀HD 시대에는 LCD의 경쟁우위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사장은 "LCD 이후의 디스플레이 시대에 대비해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와 종이디스플레이 등 뉴디스플레이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겠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