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전국 학교에서 학원 강사나 원어민 등을 불러 방과 후 영어회화나 예체능 특기 등을 가르치는 '방과후 학교'가 전면적으로 도입된다. 방과후 학교의 수강료는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원의 20~50% 수준으로 저렴하게 책정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학교에서 다양한 교육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내년부터 '방과후 학교'를 전국 초·중·고교에서 전면 시행한다고 3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지난 1년간 전국 48개 시범학교에서 방과후 학교를 운영해왔다. 권혁운 교육부 학교현장지원팀장은 "학교 내에서 다양한 양질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학생들이 학원에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사교육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사교육 수요를 학교 내에서 흡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원 강사 등이 학교에서 가르쳐 방과후 학교는 학교장이 직접 운영하거나 YMCA,지역사회복지관 등 비영리 기관에 위탁해 운영하게 된다. 교사뿐만 아니라 예체능 전공자(자격증 소지자),학원강사,교·사대생 등 예비교사,외국인 유학생,학부모 자원봉사자,기능인 등이 강사로 뛸 수 있다. 시범학교인 전남 담양남초등학교는 필리핀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국제결혼한 여성을 원어민 강사로 활용하고 있다. 또 교육청별로 강사인력 풀(POOL)을 만들어 강사 교류를 확대하고 우수 강사를 확보하기 어려운 농어촌 등에는 정부가 외부 강사비와 교통비를 지원한다.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현재 서울 삼성고는 논술첨삭지도·시사토론·천체관측·검도 등을 가르치고 있다. 충북 청주기계공고는 애니메이션과 인라인스케이트 수영을,인천 상일초교는 만화 뮤지컬 가야금 바둑을,대구 시지중은 골프 디지털카메라 요가발레를,광주 운림중은 연극 재즈댄스 기초디자인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방과후 학교는 재학생은 물론 다른 학교 학생이나 성인도 참가할 수 있는 개방형으로 운영된다. 서울 인헌중의 경우 논술,영어 프로그램에 인근 23개 학교 196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프로그램 운영 시간은 학교 실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하며 토요일과 방학 중에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수강료는 학원의 20~50% 수준 수강료는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원의 20~50% 수준으로 책정된다. 수익자 부담이 원칙이지만 학교에서 시설을 지원,수업료가 싸질 수밖에 없다. 부산 장안고의 경우 외부 강사가 가르치는 영어 프로그램을 월 2만원에 운영하고 있다. 저소득층 학생은 정부가 교육비를 지원한다. 시범운영 결과 상당수 학생이 다니던 학원을 중단하고 피아노,수학,영어 등 방과후 학교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또 학교 내 보육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현재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681개 학교,875개 교실에서 운영 중인 방과후 교실을 2008년까지 전체 초등학교의 50% 수준까지 확대키로 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