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 브리핑실.식품의약품안전청 김명현 차장은 16개 국내산 배추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고 브리핑하며 연신 "이번에 발견된 기생충 알은 미성숙 알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말에 힘을 주었다. 미성숙 알이 든 김치를 먹어도 사람 몸 속에서 기생충으로 자라지 않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없다는 것이다. 식약청은 이날 브리핑에 서울대 수의대 기생충학교실 윤희정 교수를 참석시켜 미성숙 알의 무해성에 초점을 맞췄다. 식약청은 이에 앞서 지난달 21일 같은 장소에서 "중국산 김치 9개 제품에서 기생충 알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식약청에 따르면 이 때 검출된 기생충 알도 3일 국산 김치에서 나온 것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당시 발표에서 발견된 알이 미성숙 알이라는 사실은 단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 오히려 기생충이 인체내에서 복통,식욕감퇴,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적으로 설명됐다. 김 차장은 이에 대해 "당시에는 중국산 김치에서 발견된 기생충 알이 미성숙 알이라는 것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국민의 기본 먹거리에 대한 유해 여부를 발표하면서 치밀하게 검증작업을 거치지 않았다는 얘기다. 당시 식약청 발표로 인해 국민들은 큰 불안감에 휩싸여 한때 인터넷 홈쇼핑에서 중국산 수입김치 제품이 자취를 감추고 식당에서는 김치소비가 급격히 줄어들기까지 했다. 식약청은 앞서 이미 이처럼 그때그때 달라지는 식의 발표로 인해 신뢰에 상당한 손상을 입었다. 이 기관은 지난달 중국산 김치에서 납이 검출됐다는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의 주장에 대해 자체검사 결과 납이 나오지 않았다며 "중국산 김치는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큰소리쳤다. 그렇지만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나오면서 과거의 말을 스스로 무색하게 만들었다. 식약청은 이날 앞으로는 무김치 등 다른 김치제품에 대해서도 기생충 검사를 실시해 먹거리에 대한 안전성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이번에는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게 대다수 국민들의 진정한 바람이다. 임도원 과학기술부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