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유치 천년고도 경주 르포] 울산~경주~포항 '에너지 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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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이 들어서기로 확정된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바닷가는 여전히 한적한 느낌이 들 정도로 조용했지만 주민들의 목소리에선 좀처럼 흥분이 가시지 않았다.
"그동안 각종 개발제한 규제에 묶여 발전이라는 것은 기대도 하지 못했습니다.
방폐장 유치로 양북면 일대가 발전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기 바랍니다."
흥분은 경주 시내에서도 여전하다.
이른 아침부터 경주역 앞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경주 시민의 힘은 위대했습니다''이제는 화합입니다'라는 구호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백상승 경주시장은 시청에서 경주역에 이르는 2.5km의 도로에서 카퍼레이드를 벌이며 방폐장 유치 성공의 기쁨을 시민들과 함께 나눴다.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이날 울산과 포항을 아우르는 '황금의 에너지 트라이앵글'로 부상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경주시는 3000억원에 이르는 특별지원금을 받게 되면 우선 사이언스 빌리지를 건설키로 했다.
이곳엔 국내외 저명 과학자와 기술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첨단 문화콘텐츠 단지와 자동차부품산업 클러스터도 구축키로 했다.
경주시는 또 포항과 연계해 대덕 과학연구단지에 버금가는 대규모 첨단신산업단지를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양성자가속기를 포항과 인접한 안강읍 일대 10만여평에 설치키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양성자가속기가 이곳에 들어서면 포항공대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방사광가속기 등 기존 포항의 최첨단 연구 인프라와 접목돼 포항의 첨단과학기지 건설을 크게 앞당겨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백상승 시장은 "경주의 최첨단 에너지 인프라를 포항의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등 첨단기술과 융합하면 경주와 포항 전체가 최첨단 에너지 메카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는 울산과의 연계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울산은 국내 최대 석유화학 단지와 동해-1 천연가스전이 있고 서생(신고리) 원자력발전소 등도 들어설 계획이 있는 곳. 여기에다 한국석유공사와 에너지관리공단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동서발전 등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이 이전해 오기로 예정돼 있다.
이 곳의 전문가들도 경주의 방폐장과 원전,울산의 에너지단지가 연결되면 경주와 울산 산업 전반에 부가가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재호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주~울산~포항은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하나의 경제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며 "경주의 방폐장 유치를 계기로 상생의 에너지 네트워크를 구축해 산업 전반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하인식·신경원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