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가 어딘가?' 점포 진단을 의뢰받고 명동의 한 편의점 앞에서 필자는 한참을 서성거렸다.


1층 편의점 간판은 유난히 높게 달려있고,고개를 90도 정도로 젖혀야 그 위로 명동점 간판이 보였다.


건물 옆쪽으로 한참 돌아가자 입구가 보이긴 하는데 근엄한 수위가 앉아있어 여기가 레스토랑 입구가 맞는지 또 한번 헷갈린다.


2층 점포 안으로 들어서자 인테리어 분위기가 고급스럽게 와닿는다.


입구에서 받은 이미지와는 딴판이어서 어리둥절할 정도다.


◆점포 현황


이 레스토랑은 '유기농 누들 바'


슬로건을 내걸고 지난 9월5일에 오픈했다.


식자재를 유기농으로 차별화한 컨셉트다.


명동점은 강남 본점의 큰 호응을 바탕으로 그 컨셉트와 그 메뉴 그대로 오픈했다.


점포상권은 명동의 메인은 아니지만 백화점 호텔 등을 끼고 있어 일정 수준 이상의 소비력을 갖춘 유동고객이 존재하므로 고급 레스토랑이 도전해 볼만한 곳이다.


20대 후반~30대의 직장인들이 주고객이므로 점심 식사 때는 손님이 몰리지만 저녁 때는 한산한 편이다.


오픈한 지 두달. 아직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다.


◆전략 1=점포 얼굴을 개선하라


의뢰인은 상권 및 점포 외관,즉 하드웨어적인 문제는 제쳐놓고 판촉방법만 제시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필자는 이 점을 도저히 간과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점포의 하드웨어는 크게 전방시설,중앙시설,후방시설,서비스 시설로 구성되며 이는 각기 다른 기능으로 점포 매출에 기여를 한다.


명동점의 경우 일단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전방시설(건물의 주된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이 매우 빈약하다.


측면 간판은 앞 건물에 반 이상이 가려진 상태이며,2층 메인 간판은 타 건물에 비해 높이 달려있는 데다 검정색이어서 일몰 이후에는 편의점 간판 불빛에 파묻혀 버리고 있다.


업종에 관계없이 출입구 및 간판,즉 전방시설은 그 점포의 '얼굴'이다.


전방시설은 '흡인율'을 높이는 제1의 요소다.


명동점은 이를 개선하면 매출 향상을 크게 기대할 수 있다. 물론 1층이 유별나게 높고 출입구가 옆쪽으로 나있는 등 건물구조상 '얼굴 가꾸기'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간판이 눈에 잘 띄도록 바탕을 밝게 처리하고 상호를 은행처럼 크고 큼직하게 처리하는 등 아무튼 앞 간판이 최대한 눈에 잘 띄도록 개선해야 한다.


◆전략 2=점포의 컨셉트를 재정비하라


강남에서 성공한 본점의 슬로건은 '유기농 면(누들)'이다.


이 슬로건은 명동점에도 그대로 적용했는데 두 가지 문제점이 보였다.


첫째는 '면'이라는 이미지가 브랜드 및 메뉴판에 너무 강하게 어필되어 있어 유기농이란 슬로건이 묻힌다는 것이다.


아직 한국인의 정서상 면은 '메인 메뉴'로 편성되기에는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저녁에는 안 된다.


둘째,'유기농'이란 개념도 강남이라는 고소득층 지역 밖에선 아직 설득력이 약한 트렌드다.


유기농 음식은 슬로건으로 멋있어 보이지만 대중성이 떨어진다.


명동점은 우선 '면'의 강렬한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동 고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건강' 또는 '친환경' 정도의 슬로건으로 컨셉트를 재정비하면 어떨까.


◆전략 3=와인 판매로 저녁 매출을 높여라


명동점의 인테리어 수준과 1만~1만5000원대의 점심식사를 이용하는 고객 소비수준을 고려하면 강북지역이지만 저가 전략을 구사할 필요는 없다.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되 오피스 상권임을 감안,주류 매출을 유도하면 객단가가 증대되어 저녁 매출 상승을 꾀할 수 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서비스 수준을 감안,와인을 판매하는 게 적당하며 와인과 어울리는 2만~3만원대 '친환경 이미지'의 스테이크 메뉴 등을 개발해 동반 매출을 유도하는 게 이상적이다.


◆전략 4=시각적인 매장구성으로 고객 재방문을 유도하라


외부에서 신규 고객을 발굴하는 것 보다는 점심 때 매장을 방문한 고객을 저녁시간에 재방문하도록 유도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비주얼 머천다이징(Visual Merchandising,상품 계획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표현 전략)이다.


예를 들어 중앙에 위치한 3개의 큰 기둥을 와인 보관고로 연출한다든가,카운터 및 출입구 근처에 '유기농 와인'을 판매하는 매대를 설치하면 고객은 다시 한번 매장의 컨셉트와 메뉴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이는 곧 재방문이나 매출 상승으로 연결된다.


서민교 맥세스FC실행컨설팅 대표 www.maxce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