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빨간 프라다 구두를 신은 멋쟁이' 베네딕토 16세가 지난 1792년 이래 쪽 교황의 의복을 제작해온 의류업체 아니발레 가마렐리를 버리고 개인적으로 아는 재단사를 새로 선택함으로써 이른바 `성직복 전쟁'을 유발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가톨릭신문인 `태블릿'을 인용, "교황이 멋진 옷과 비싼 선글라스(선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를 좋아한다는 것은 이미 명백하다"며 "교황은 공개적으로 바티칸 안에서 재단사가 만든 우아한 새 예복을 입고 미사를 거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명 디자이너의 선글라스 외에도 교황은 누비 패딩재킷, 점프수트, 야구모자, 빨간 프라다 구두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초 서거한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은 낡은 갈색 끈없는 구두를 신은 모습으로 영면했다. 이탈리아 신문인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베네딕토 16세가 교황 취임 전 라칭거 추기경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재단사 알레산드로 카타네오를 찾아갔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독일의 한 잡지는 지난달 교황이 가마렐리 대신 재단사 경력 20년밖에 안된 라니에로 만시넬리를 교황복 재단사로 바꾸었다고 보도했다. 만시넬리는 이 잡지에서 "가마렐리의 복장은 재봉기술의 모든 규칙을 어겨가며 옷을 만든다"며 "가마렐리의 옷을 입은 교황은 확실히 편치 않았으며, 그래서 전통을 깨고 우리에게 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황청 관계자는 가마렐리가 아직도 공식 교황복 제작업체로 남아 있다며 교황복 재단사가 바뀌었다는 언론의 보도를 부인했다. 그는 전쟁시 교황을 지낸 비오 12세도 가마렐리를 공식 교황복업체로 그대로 둔 상태에서 가족재단사를 널리 활용했었다며 새삼스런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코리에레의 교황청 담당 베테랑 기자인 브루노 바르톨로니는 "베네딕토 16세는 변화를 싫어한다. 그는 예전에 자기 아파트에서 쓰던 가구와 늘 갖고 다니는 낡은 가죽가방을 버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마렐리는 교황복 재단사가 바뀌었다는 보도에 대해 "그것은 점잖지 못한 거짓말"이라고 화를 내며 "우리는 교황측과 계속 접촉을 갖고 있고, 아마도 다른 재단사의 예복은 교황의 친구가 보낸 선물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태블릿은 재단사 교체는 콘클라베에서 라칭거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된 직후 이미 예견된 일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으로 선출된 직후 가마렐리측이 제공한 교황복 세 종류 중 하나를 입어야 했지만 "불행히도 어느 하나도 잘 맞지 않았고, 옷은 교황의 발목 위까지 치렁치렁 늘어져 약간 우스운 모습이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