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8월29일 492.66을 저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한 코스닥지수는 2개월여 동안 별다른 조정 없이 25.3%나 올랐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당분간 코스닥지수 상승률이 코스피지수(종합주가지수)보다 더 높을 것이라며 연말에는 69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기관 쌍끌이 매수


4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7.06포인트(1.16%) 오른 617.4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2년 7월19일 631.40 이후 3년3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최근 코스닥시장의 강세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9월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945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176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최근 4일 동안 1000억원어치 이상 사들여 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기관도 지난 9월 이후 2개월여 동안 3500여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정광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이 적립식 펀드로 옮겨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뚜렷한 매도주체가 없다"며 "당분간 외국인과 기관의 '콤비 플레이'가 지수 상승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 데다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들의 실적 호전이 이어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술주의 실적 개선이 국내 기술주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NHN이 외국인과 기관이 사는 종목이라는 인식 속에 시가총액 3조원을 넘어선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말 랠리 가능성 높다


전문가들은 환율 금리 등 거시변수에 큰 문제가 없을 경우 코스닥시장이 연말까지 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일부 기업 중에서 '어닝 쇼크'를 나타내는 경우도 있겠지만 시장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미 소폭 조정을 거치면서 최근 580선이 바닥이라는 것을 확인한 만큼 향후 조정이 있더라도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650까지는 무난하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반기 반등장에서 코스닥시장의 상승폭이 유가증권시장보다 작았던 만큼 향후 상승 여력은 코스닥이 더 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신동민 연구원은 연내 680~69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연말 투자 유망한 업종으로는 홈쇼핑 등 내수주와 배당 여력이 있는 실적 개선주,반도체 및 LCD(액정표시장치) 재료주,인터넷주 등이 꼽혔다.


특히 내수 회복이 가시화하고 있는 만큼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나스닥의 경우 3분기 실적을 통해 성장을 확인한 인터넷 소프트웨어 업종이 강세를 보이는 등 연말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주 테마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닥시장이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더 나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