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로서 책임과 성의를 다한 결단이다."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의 사퇴 소식을 접한 두산그룹 임직원들은 착잡한 심정 속에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검찰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른 만큼 이제 그룹 총수가 결자해지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면서도 국내외 사업 추진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두산은 당장 원자력 발전설비 원천기술 업체인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인수전에 참가하고 있으며 중동 등에서 대규모 해수 담수화 프로젝트 등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의 경영일선 퇴진 소식이 전해진 4일 오후 두산 임직원들은 언론 보도를 접하며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모 임원은 어느 정도 예견돼 온 것인 만큼 크게 놀랄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두산 관계자는 "비상경영위원회에서는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수행하고 회장 추대 등의 문제는 차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두산 임직원들은 그러나 박 회장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것과 달리 박 부회장이 그룹 부회장직만 사퇴하고 ㈜두산과 두산중공업 부회장직을 유지한 데 대해 나름대로 배경을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회사측이 박 부회장과 비상경영위원회 간 관계 설정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두산의 경영 구조가 완전한 전문경영인 체제로 갈 것이냐,아니면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동거 체제'로 갈 것이냐를 가늠하는 기준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예민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