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호흡기 천적'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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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흡연자의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 결합'으로 정의될수 있는 질환으로 전문의들은 '호흡기 질환의 암적 존재'로 일컫고 있다.
COPD는 공기를 머금는 폐포가 비정상적으로 확장돼 폐포벽이 일단 파괴된 후 탄력을 잃으면서 영구히 회복되지 않고 점차 기도가 좁아져 들어가는 질환이다.
장기간의 흡연으로 1년에 3개월 이상 가래와 기침을 하며 이런 증상이 2년 이상 지속되면 일단 의심을 해야 한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COPD 사망자 수는 1983년 1229명에서 2004년 5464명으로 4.45배 증가했다.
또 2000년부터 5년간 서울대병원 등 7개 주요 대학병원에서 COPD로 진단된 환자는 8만9209명으로 집계됐고 이중 7만1503명이 40대 이상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50대는 1만806명, 60대는 2만6919명,70대는 2만9850명 등 연령이 높아질수록 남성환자는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다름아닌 높은 흡연율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COPD는 하루 1갑 이상 20년동안 담배를 피운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담배 연기가 기관지 내에서 먼지 등을 걸러주는 섬모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점액분비선의 증식 및 비대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간접흡연에 노출돼 있거나 실내에서 나무 석탄 가스를 태워 난방을 하거나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유해화학물질로 오염된 대기환경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에게도 생긴다.
주된 증상은 기침, 가래, 천명(쌕쌕거리는 숨소리),반복적인 폐감염 등이다.
더욱 진행되면 계단을 조금만 오르내려도 숨이 차고 15cm 앞에 있는 촛불을 끄기도 힘든 상태가 된다.
치료는 금연에서 시작된다.
25세 때의 폐활량이 나이 들어 폐활량이 감소하는 속도를 결정하는 바로미터가 되므로 이전에 금연하는게 이상적이지만 늦어도 45세 이전에는 담배를 끊어야 한다.
남성의 폐활량은 전성기 때 3000∼4000㏄인데 비흡연자는 매년 30㏄ 감소하는 반면 흡연자는 45㏄, 담배에 민감한 사람은 50∼90㏄씩 감소한다.
매일 5∼15분씩 3∼4차례 규칙적으로 걷거나 입술을 오므리고 숨을 쉬는 운동을 하고 전문적인 호흡재활치료를 받는 게 좋다.
더 심하면 집에 산소농축기를 들여놓고 지내야 한다.
기관지 및 폐의 산화적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 비타민A,C,E와 베타카로틴 및 셀레늄 등의 항산화제를 풍부하게 섭취하는 게 권장된다.
약물치료로는 △β2교감신경계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기관지를 확장시키는 약 △기도를 좁히는 부교감신경계를 억제하는 약 △중추신경계를 직접 자극해 기관지를 넓히는 테오필린 계열 약물 △소염제 거담제 항생제 등이 쓰인다.
소염제와 거담제는 효과가 미약하며 부신피질호르몬제는 특별한 경우에 처방하고 항생제는 감염이 생겼을 때 투여한다.
최신약인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스피리바(티오트로피움)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기관지평활근을 수축하는 것을 차단하는 약으로 1일 1회 흡입하는 것만으로 치료효과가 유지된다.
같은 계열의 앞서 나온 이프라토피움 성분의 약보다 증상악화 빈도 및 이로 인한 입원율을 각각 24%,38% 감소시키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도움말=정기석 한림대 평촌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