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美달러 강세…콜금리 올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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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대부분의 기관들은 미국 달러화가 막대한 무역적자로 큰 폭의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앞으로 달러가치의 움직임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이 요인부터 점검해야 한다.
현재 미국의 무역적자는 달러 약세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만큼 미국의 수출입 구조가 '마샬-러너 조건'을 충족시킬 정도로 환율에 민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무역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달러 약세를 유도하기보다는 금리를 인상해 저축률을 제고해 나가고 있다.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중국처럼 무역 불균형이 큰 국가만을 대상으로 달러 약세가 수용될 수 있도록 압력과 설득을 병행하는 이중 전략을 구사해 나가는 정책 기조가 뚜렷하다.
미국의 무역적자를 달러 약세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 통화가치는 성장률,그리고 금리차와 같은 기초여건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 중에서도 최근처럼 수익률을 목적으로 하는 펀드와 캐리 자금이 국제 자금 흐름을 주도하는 상황에서는 미국과 다른 국가의 금리차가 통화가치 결정에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견해차가 있으나 미국의 정책금리는 4.5% 이상 인상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면 일본과 유럽 한국 등은 경기문제만을 감안하면 쉽게 정책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건은 못된다.
문제는 일본 유럽 한국 등이 금리를 올리지 않고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곰곰이 따져 봐야 할 것은 지금처럼 고유가 등으로 공급측 인플레 여건이 악화한 상황에서는 엔과 유로,원화가치의 약세를 방치할 경우 인플레를 촉진시킬 우려가 높다.
반면 미국은 달러 강세로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 압력과 금리 인상 부담을 흡수할 수 있다.
또 경기문제도 통화가치를 감안한 자금이동이론(m=rd-(re+e),m:자금이동액,rd:자국 금리,re:미국 금리,e:환율 변동분)에 따르면 미국 금리와 환율이 상승(자국 통화 약세)할 때 급격한 자금 이동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국의 금리를 올려야 한다.
만약 우리 경제각료의 시각처럼 국내 경기 문제만 생각해 금리를 동결할 경우 자본 이탈과 역자산 효과로 증시 불안과 궁극적으로 경기에도 안좋은 '글로벌 패러독스'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
반면 미국은 외자 유입으로 경상적자를 메울 수 있고 자산 효과로 성장률이 높아지는 측면도 있어 최근의 상황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일본과 유럽도 이제는 제로금리 정책을 포기하고 기준금리 2%에서 벗어나 어쩔 수 없이 금리를 올려야 하는 임계점에 와 있다.
한국에서도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콜금리를 추가 인상할지 여부가 관심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악의 경우 미국 금리가 동결되고 뒤늦게 일본과 유럽 금리가 인상된다면 달러 강세 국면은 의외로 쉽게 누그러질 수도 있다.
굳이 그 시기를 점친다면 내년 1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내년에 달러가치의 평균 수준은 올해보다 크게 떨어지기는 힘들다 하더라도 주식투자와 기업 경영에 더 중요한 연중 환율 흐름은 올해는 1분기까지 약세를 보이다 그 후 강세로 전환했으나,내년에는 1분기까지 강세를 보이다 하락세로 전환하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