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올해 해외에서 두 차례의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이건희 회장 주재로 지난 4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디자인 경영전략회의'를 연 데 이어 7월에는 베트남에서 '아시아 전략회의'를 열었다. 두 차례의 전략회의는 올해 초 발표한 '글로벌 일류기업으로서의 역량 강화'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었다. 세계적인 일류기업이란 목표를 위해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브랜드와 디자인 등 소프트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이런 전략에 맞춰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 그룹 내 IT(정보기술) 주력 3인방도 올해 반도체 LCD PDP 휴대폰 등 주력사업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동남아 등 신규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결과 삼성전자가 3분기까지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으며 삼성전기와 삼성SDI도 3분기 들어 '턴어라운드'(실적개선)를 이뤄냈다. 삼성 각 계열사들은 올해 남은 기간동안 목표실적 달성과 함께 내년을 대비한 투자에 주력할 방침이다. ○삼성전자,'글로벌 리딩기업으로' 지난 3분기까지 삼성전자는 41조9000억원의 매출과 5조9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상반기 동안의 IT경기 악화와 환율불안 고유가 등의 악재를 감안할 때 견조한 실적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특히 반도체 휴대폰 LCD 등 주력 3인방은 업계 최고의 실적을 내며 시장을 주도했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업계 1위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나아가 퓨전메모리 시스템LSI 등에 집중 투자해 종합반도체 회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착착 진행 중이다. 또 오는 2012년까지 33조원(330억달러)을 투자,경기도 기흥·화성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발표했다. LCD 부문의 경우 지난 4월 탕정 7-1라인을 본격 가동하며 40인치 이상 TV용 패널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다져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탕정의 7-2라인을 가동,대형 패널 시장의 선두 자리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휴대폰 등 정보통신사업부문에서도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D600' 등 신제품을 출시하며 유럽과 미국 중국 시장을 집증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브랜드와 디자인 부문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강화한다는 전략에 따라 지난 6월부터 '이매진(Imagine)'을 주제로 한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했다. 2기 전략은 혁신적인 제품 디자인과 '아이콘(Icon) 브랜드'를 개발,'전자제품은 곧 삼성'이란 이미지를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알린다는 것이다. ○삼성SDI·삼성전기,'흑자전환 가속화' 삼성전기는 지난 3분기에 1년여 만에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지난해 비디오데크용 드럼 등 4개 제품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올해에는 태국 멕시코 헝가리 법인 등에 있는 편향코일 고압변성기 등 수익성이 낮은 5개 제품사업을 정리한 덕분이다. 삼성전기는 현재 소재 기술 무선고주파 광학 기술 등을 '3대 전략 기술'과 기판 칩부품(MLCC 등) 디지털튜너 모바일RF 카메라모듈 등 8대 제품 위주로 사업을 재편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동안 수익구조를 개편하고 미래 수익제품 기술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튜너 등 글로벌 '톱10'에 드는 부품 수를 내년 이후 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하반기부터 오는 2007년까지 연구개발(R&D) 인력을 현재 2136명에서 4200명으로,투자규모를 현재 2500억원에서 515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지난 3분기 1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낸 PDP패널 부문 사업을 강화,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천안의 3기 생산라인의 공정 업그레이드를 통해 현재 25만장 수준인 패널 생산량을 연말까지 31만장으로 늘리고 내년 중 4기 패널 생산라인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