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되는 데 따른 화재 안전기준이 새로 마련됐다.


건설교통부가 6일 내놓은 '발코니 화재 안전기준'은 발코니를 확장하려면 별도의 대피 공간을 만들고 화재시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불길이 쉽게 번지지 못하도록 방화판이나 방화 유리를 설치하도록 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 규정은 오는 12월 초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새 아파트,기존 아파트,이미 발코니를 확장한 아파트 등 케이스별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 본다.




▲새 아파트는 발코니에 대피 공간을 모두 설치해야 하나.


"그렇다.


건설업체가 사업 승인이나 건축허가 신청 때 제출하는 설계도에 반영해야 한다."


▲기존 아파트나 공사 중인 아파트는.


"발코니 확장 등 구조 변경을 안한 집은 상관 없지만 일부라도 발코니 구조를 바꾸려면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이 때 대피 공간과 방화판·유리 외에 발코니에 이동식 자동 화재탐지기를 설치하고 바닥도 불연성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기존 아파트를 구조 변경하려면 시·군·구청의 행위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기존 아파트 1층에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나.


"아니다.


지면과 가까운 1층은 발코니 난간을 넘어 대피가 가능하므로 별도의 대피 공간이나 방화판·유리 등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대피 공간은 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에는 설치하지 않아도 되나.


"그렇다.


층수가 낮고 불이 났을 때 소방차 등 외부 도움을 비교적 쉽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아파트에만 적용된다."


▲새 아파트의 대피공간 넓이는.


"건설업체들이 옆집과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할 가능성이 크므로 대부분 3㎡(가구당 1.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장자리에 있는 아파트나 내력벽 등으로 막혀 있는 기존 아파트는 가구별로 독립적인 대피 공간(2㎡)을 설치해야 한다."


▲뒤쪽 발코니에 설치해도 되나.


"가구별 독립 대피공간(2㎡)은 가능하다.


하지만 옆집과의 공용공간 설치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공용 대피공간이 방범에 취약할 것 같은데.


"안쪽에서만 열 수 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


일단 불이 나면 대피 공간으로 피한 뒤 옆집에 구조 요청을 하면 된다."


▲대피공간 안의 새시 구조는.


"항상 밖으로 열 수 있는 창문 등을 설치해야 한다.


난간도 설치해야 한다.


다만 창은 불연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건축물 에너지 설계기준에 맞으면 된다."


▲신축 아파트는 발코니 바닥에 불연성 재료를 사용해야 하나.


"스프링클러가 설치되므로 의무 사항은 아니다."


▲이미 발코니를 확장한 기존 주택은.


"발코니 전체를 확장한 가구는 별로 없으므로 안방 앞쪽 등 확장하지 않은 발코니에 대피 공간을 설치하면 된다.


그러나 전체를 확장한 집은 일부를 원상복구해 설치해야 한다.


새 기준에 맞게 보완·설치한 뒤 관리사무소장의 확인을 받아 시·군·구청에 신고해야 합법화된다."


▲입주 전이거나 공사 중인 아파트는.


"사업 주체가 일괄 신청받아 지자체에 설계변경 신고를 한 뒤 발코니 확장 등 구조 변경을 해야 한다."


▲스프링클러가 갖춰진 아파트도 방화판·방화 유리를 설치해야 하나.


"발코니가 살수(撒水) 범위에 들어 있으면 따로 설치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기존 아파트는 대부분 그렇지 못하므로 방화판·유리 등을 설치해야 할 것이다."


▲그럼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면 되지 않나.


"쉽지 않다.


리모델링 또는 대수리 때나 가능할 것이다."


▲발코니 확장 때 이중창을 반드시 설치해야 하나.


"에너지 기준만 충족시킬 수 있으면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방화판 재질과 비용은.


"콘크리트 벽돌 시멘트 블록과 같은 불연 구조물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방화 유리도 사용할 수 있다.


방화유리 가격은 일반 유리의 2배 정도인 ㎡당 40만원 수준이다."


▲대피공간 설치에 드는 비용은.


"대피 공간의 벽엔 석고 보드를 여러 장 겹쳐 두 시간 정도의 내화 시간을 갖춘 '짚섬 보드'가 이용되는데 가격은 20만~5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기존 아파트는 흔히 세탁실로 사용하고 있는 다용도 발코니의 출입문을 방화문으로 교체하면 충분한 대피 공간이 될 수 있다.


방화문 비용은 일반 문보다 5만원 정도 비싼 15만~20만원이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