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순회강연] 부산대학편 ‥ "시민단체 국정개입 지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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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국민들은 오히려 경기가 최악이라고 느끼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사원 복지보다는 돈만 벌려고 하는 것 같은데,기업가 정신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한국경제신문사와 국회 연구단체인 '시장경제와 사회안전망 포럼',대한상공회의소 공동주최로 4일 부산대 상과대학 대강의실에서 열린 '지역대학 순회 시장경제 특별강연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날카로운 질문을 연이어 던져댔다.
강연자와 학생들 간 토론이 이어지면서 강의실 분위기는 순식간에 후끈 달아올랐다.
강연에 나선 정덕구 의원(열린우리당)과 이날 기업인 특강 강사로 나섰던 박윤소 NK 회장도 학생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의원은 여당의원인 데도 불구하고 현재의 국가 의사결정 구조를 정면으로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여론기관이자 준거집단인 시민사회가 그 성격이 변질되어 국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지배구조의 한축을 차지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각종 위원회 조직도 정부에 그 역할이 수렴되는 것이 옳다"며 참여정부의국정 의사결정 구조를 비판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또 "지나친 평등주의,공동체적 정치문화,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국민정서가 우리 사회에 강하게 깔려있다"며 "이런 낙후된 사회의식을 극복해야만 효율적이고도 공정한 시장경제체제가 작동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장경제 체제에서는 언제나 승자와 패자가 생기기 때문에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사회안전망도 구축돼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교육분야에 대해서는 "정부가 관여하고 있는 많은 부문이 공공재적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자칫 하향평준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교육분야에도 시장 경쟁원리를 적용,모든 학생이 대학을 가는 것보다 돈 많고 우수한 학생이나 돈 없어도 장학금으로 공부할 수 있는 우수한 학생이 대학에 가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윤소 NK 회장은 "성공한 중소기업들의 공통점은 약속을 밑천으로 기업 신뢰경영을 펴면서 대기업 못지않게 종업원과 함께 하는 기업가 정신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사제도와 사원대학 교육 등을 통해 직원들이 실력을 갖춰 기업경영에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책임감을 부여해 나은 삶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업가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부산대 학생 16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메모까지 해가며 강연자의 주제발표를 경청했다.
김대식씨(21·경제학과 3년)는 "국가발전은 경제가 주도하고 있고,신뢰가 바탕이 돼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연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른 한 경제과 학생은 "경제학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경제 관료 출신의 국회의원과 기업가를 통해 시장경제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한국 경제의 실질적인 발전을 위해 할 일이 많다는 사명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방대학 순회 특별 강연회는 오는 8일 한림대,14일 전남대, 17일 한동대 순으로 연말까지 계속된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