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로열티 지급문제가 사장경질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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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의 최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가 지난 5일 임기 넉 달을 남겨둔 소진관 사장을 전격 경질하고 최형탁 상무(48·종합기술연구소 부소장 겸 상품개발본부장)를 사장 대행으로 선임했다.
실적 부진에 따른 인사조치라는 게 SAIC의 설명이지만,업계에선 소 전 사장이 SAIC에 투자약속 이행 및 기술이전 시 로열티 지급 등을 요구하다 경질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 노조가 "소 사장의 경질은 향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며 사태 전개 과정에 따라 총파업도 불사한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장 경질 의혹 증폭
소 전 사장 경질 배경에 대해선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중 실적악화 책임론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쌍용차는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시장 침체로 올 1,2분기에 685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3분기엔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회사 안팎에서는 투자계획 이행 등을 둘러싼 마찰이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SAIC는 쌍용차 인수 당시 "오는 2008년까지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중국으로의 기술 이전 및 로열티 지급 여부를 놓고 소 전 사장과 SAIC가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SAIC는 2007년 말 중국에서 쌍용차와 함께 신형 SUV인 'S-100(프로젝트명)'을 생산할 계획인데,이 과정에서 소 사장이 "로열티 없이 기술을 사용하겠다"는 SAIC의 요구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쌍용차 어디로 가나
노조의 움직임이 사태의 확대 또는 수습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 4일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고 SAIC측에 평택공장 증설 및 고용보장협약 이행을 요구한 상태다.
노조는 7일 납득할 만한 답변이 나오지 않으면 11일 찬반투표를 거쳐 전면 파업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SAIC가 40대 엔지니어 출신을 새 사령탑으로 선출,기존 임원진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되는 점도 변수다.
부사장 5명과 전무 1명을 놔두고 40대 상무를 새 대표에 앉힌 것은 기존 임원진을 불신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SAIC가 기존 임원진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에 적극 개입하려 할 경우 마찰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장쯔웨이 쌍용차 대표(SAIC 부총재)가 7일 소 전 사장 경질 사태와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곧바로 노조와 대화에 나설 예정이어서 이번 사태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