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5차 6자회담을 앞두고 각국 회담대표들이 속속 베이징으로 집결,회담 개막에 앞서 본격적인 양자협의에 들어간다. 우선 송민순 차관보를 수석대표로 한 우리측 회담대표단은 7일 오후 베이징으로 출발,중국과 사전 양자접촉을 가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러시아 외무차관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6자회담 수석대표는 5일 평양을 방문,양국 간 외교 현안 및 6자회담 진전방안을 논의했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를 수석대표로 한 미국 대표단과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한 북한 대표단도 8일 중 베이징에 도착,활발한 사전협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회담에 앞서 각국은 내주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로 인해 12일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이번 1단계 회의를 정리하기로 사전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제4차 6자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의 구체적 행동계획을 마련하는 본격적인 협의는 12월로 예상되는 2단계 회의에서 이뤄지게 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1단계 회의에서는 각국이 마련한 행동계획을 정리하고 회담의 향후 운영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공동 합의문 대신 의장요약 형태로 회의를 마무리하고 2단계 회의를 기약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또 핵심 쟁점에 대한 전문가 회의를 구성하는 등 6자회담 하위급 실무회의 설치를 협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회의는 북핵 폐기 절차 및 검증체계,폐기 대상 핵시설 등의 분야로 나눠 운영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측이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 이전에 경수로를 공급받는 문제를 논의할 실무회의를 제안할 가능성과 함께 일본도 북한 인권문제를 다룰 실무회의 구성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 당국자는 "5차회담 타결에 이르기까지는 경수로 제공과 북한의 우라늄 핵프로그램 존재 등 넘어야 할 산이 한 두개가 아니다"며 "구체적 이행방안에 대한 각국의 입장차를 해소하는 데도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