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래업체인 대우자동차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납품대금 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매출도 급감했죠.설상가상 이미 받아뒀던 어음조차 해당 금융사에서 할인해주지 않았습니다. 최악의 자금난에 봉착한 것입니다. 정말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자동차용 도어프레임,임팩트빔,파이프 등을 생산하는 자동차부품 업체인 동원금속의 이종희 대표는 외환위기 여파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던 1999년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당장 하루 앞을 내다보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시중은행은 거들떠보지도 않더라고요. 대구은행이 아니었으면 정말 힘든 상황에 빠질 수도 있었습니다." 동원금속은 대구은행이 과감한 지원을 통해 경영위기에서 구해낸 대표적인 성공케이스로 꼽힌다. 1971년 설립 이후 줄곧 대구은행과 인연을 맺어온 동원금속은 99년 외환위기 여파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들었다. 회사측은 자산재평가를 통해 자본금을 늘리는 한편 본사를 이전하고 동원파이프를 분사하는 등 다각적인 자구노력을 취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동원금속은 결국 위기탈출을 위해 대구은행에 'SOS'를 타전했다. 지원 실무는 당시 대구은행 3공단지점 차장으로 근무하던 현 북부기업지원센터 민경탁 지점장이 맡았다. "대출심사 착수 3일 만에 부도어음 50억원을 일반대출로 전환키로 했고 긴급운전자금도 지원했습니다." 설립 당시부터 계속 거래를 하면서 회사와 경영자를 모두 잘 알고 있었던 대구은행은 최악의 상황이긴 하지만 회생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동원금속에 대한 과감한 지원을 결정했다. "평소 이 대표는 기업성과를 사장 혼자의 것으로 생각하기보다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노력한 결과라며 투명하게 공개했습니다. 특히 사재를 털어 은행과의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등 꾸준히 신용을 관리해온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당시 담보능력이 크게 부족했는 데도 불구하고 동원금속을 지원키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민 지점장은 이처럼 회고했다. 이후에도 동원금속에 대한 대구은행의 자금지원은 이어졌다. 계열사를 포함한 전체 대출도 99년 당시 200억원에서 지금은 5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동원금속이 대구은행의 주요 고객이 된 셈이다.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는 등 경영상황이 크게 호전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473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1750억원으로 매출도 20%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제 머플러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일관공정을 갖춘 배기시스템 전문업체로 국내 메이저 완성차업체와 일본 도요타자동차 등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특히 최근 미국 중국 인도 우즈베크 등 해외공장 가동에 들어가는 한편 유럽진출 교두보로 슬로바키아에 공장을 짓고 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