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VIP(Value Innovation Program)센터는 블루오션전략을 도입하려는 기업들에 벤치마킹 대상 1순위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기업들로서는 VIP센터 같은 전담조직 설치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중소기업의 블루오션 실행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이동진 VIP센터장은 부서보다는 기능에 주안점을 두라고 강조한다. "전담조직을 두는 게 어렵다면 여러 부서원들이 함께 모이는 협업팀(CFT:Cross functional team)을 구성하는 것을 대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센터장은 "중소기업이 블루오션전략을 적용하려면 프로젝트에 따라 모였다 흩어지는 유연한 협업팀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며 "이때 협업팀에게 별도의 독립된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 기업에선 가상의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부서와 협력이 원활히 이뤄지지만 우리 기업 풍토에선 힘들다"며 "팀장의 독단적인 일처리를 막기 위해선 한시적으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또 '시각적 자각→시각적 탐색→시각적 전략품평회→시각적 커뮤니케이션' 등 블루오션전략 수립 4단계 절차의 충실한 이행도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든 절차를 그대로 실행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VIP센터에서 최근 수행된 프로젝트에 절차를 엄격하게 적용했더니 수행속도가 훨씬 빨라졌다"고 소개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다. 이전에는 전략캔버스를 그릴 때 상급자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지만 심사위원들의 객관적 평가를 거치는 시각적 전략품평회 등을 실행한 이후 더 이상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VIP센터는 지난 98년부터 블루오션전략을 자체적으로 실행해온 삼성전자 내 경영혁신 담당 부서로 지난달에는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에 두 차례에 걸쳐 삼성전자 성공의 숨은 비결로 소개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만큼 부담도 큰 상태. 이 센터장은 "최근 부쩍 높아진 VIP센터의 위상에 걸맞도록 대대적인 혁신을 진행 중"이라며 "특히 블루오션전략이 6시그마처럼 사내의 핵심 경영기법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