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중심 벨기에에 투자하세요" .. 베르호프스타트 총리 방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고급 인력이 많고 유럽의 지리적 중심지인 벨기에에 투자하세요."
7일 이틀간 일정으로 방한한 기 베르호프스타트 벨기에 총리는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숙련된 양질의 인력이 풍부한 벨기에에 한국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베르호프스타트 총리는 벨기에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있는 서유럽의 관문인데다 저임금 노동력이 많은 동유럽에 비해서도 투자대상지로 유리한 점이 많다며 한국 기업의 관심을 호소했다.
그는 한국 등 외국기업의 투자 유인책으로 지난해말 도입한 명목이자공제 제도를 집중 소개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이 제도는 벨기에에 투자한 외국기업들이 '차입금'에 대해 받는 세제혜택을 '자본 투자'에 대해서도 똑같이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자산을 늘리기 위해 돈을 빌린 경우 차입금의 이자에 대해 일정비율의 세금감면을 제공하는 것처럼 직접 투자해 자본이 늘어나도 명목이자율을 설정해 똑같은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베르호프스타트 총리는 브라질과 뉴질랜드도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에 비해 벨기에가 외국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999년 46세의 나이로 총리에 취임해 7년째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른 서구 국가들처럼 벨기에도 출생률 저하와 평균수명 연장으로 고령화 사회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자 '노동시장의 현대화'를 역점 추진과제로 삼고 있다.
벨기에는 고령화로 인해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 50년 전에 만들어진 사회보장 및 연금제도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할 사람은 줄어드는데 연금부담은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베르호프스타트 총리는 '세대간 협약'이란 기치를 내걸고 55∼65세의 경제활동 인구를 늘리기로 결정했다.
그는 "사회보장과 연금제도가 정말로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근로자와 기업인들에게 알리고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통을 겪고 있는 유럽 통합에 대해서는 현재의 EU는 경제 및 통화 연합이지 사회 및 정치 연합의 성격은 강하지 않다며 유럽 통합 작업이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EU가 나가야 할 길을 스스로 정리한 '유럽합중국' (United States of Europe)이라는 책을 오는 23일 발간할 예정이다.
8일 일본으로 떠나는 베르호프스타트 총리는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 각국을 돌며 투자유치와 경제협력 외교를 벌인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