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빈민가 소요사태가 전혀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베를린과 브뤼셀에서도 유사 차량 방화가 발생해 모방 범죄가 유럽의 다른 국가로 확산되는 듯한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파리 교외의 이슬람 교도 빈민 거주지에서 촉발된 이번 소요사태 발생 12일째인 7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베를린과 브레멘, 그리고 벨기에 브뤼셀에서 차량 연쇄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들 사건은 파리 소요 사태가 당국의 강경 진압방침에도 불구, 이날 첫 사망자가 나오는 등 심각성이 더해지는 민감한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등 유럽 각국의 지도자들과 언론은 파리 소유사태가 유럽의 다른 대도시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면서 이민자 소요사태가 국경을 넘어 확산될 것을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7일 베를린 중심가 모아비트 구역에서 차량 5대가 방화로 추정되는 불에 탔다고 베를린 경찰당국이 밝혔다. 경찰은 아직 파리 소요 사태의 모방 범죄라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번 방화 사건이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빈민 구역에서 발생함에 따라 파리 소요사태를 모방한 범죄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경찰은 분석하고 있다. 모아비트는 과거 서베를린과 동베를린의 경계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터키계 주민 밀집 거주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베를린에는 약 45만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11만8천명이 터키계 주민이다. 독일 북부 항구도시 브레멘에서도 전날 밤과 이날 새벽 사이에 7개의 컨테이너 박스가 불에 탔으며 6일 새벽에도 여러 대의 차량이 파괴되고 차량 1대가 전소됐다. 6일 밤 벨기에 수도 브뤼셀 중심지로부터 남쪽에 위치한 이민자 거주지역 가레 두 미디에서 밤새 차량 5대가 폭도에 의해 불탔다고 브뤼셀 경찰이 밝혔다. 벨기에 당국은 이번 방화는 프랑스 소요사태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모방범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레 두 미디는 1997년 마약상을 단속한 이후 이민자들이 경찰을 상대로 폭동을 일으킨 적이 있는 교외지역인 안더렉트와 인접해 있다. (브뤼셀ㆍ베를린ㆍ파리=연합뉴스) 이상인 송병승 이성섭 특파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