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포항제철소에선 연간 860만t의 각종 부산물이 발생한다. 이를 그냥 버리면 폐기물이 된다.


그러나 재활용하면 원료가 된다. 제철소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부산물은 슬래그다.슬래그란 철광석에서 쇳물을 뽑아내고 난 돌덩어리를 말한다.


포항제철소는 연간 540만t의 슬래그를 쏟아낸다. 이 중 용광로에서 발생하는 슬래그는 시멘트 원료로 연간 270만t,비료 원료로 20만t,도로 포설용 골재로 50만t씩 쓰인다. 또 제강공장에서 생산되는 슬래그는 도로용 골재와 항만공사 골재 등으로 연간 170만t이 활용된다.


정부는 포항제철소의 부산물 재활용도가 이처럼 높은 점을 감안,최근 포항산업단지를 시범 생태산업단지(EIP:Eco Industrial Park)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포항산업단지는 앞으로 5년간 정부로부터 100억여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포항제철소의 부산물을 100% 활용하고 포항공단을 친환경적인 생태공단으로 바꾸는 작업에 착수한다.


이를 위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은 포항공단의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에너지 용수 대기 폐기물에 대한 상호연계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산업자원부가 추진하고 있는 생태산업단지는 먹이사슬로 공생하는 자연생태계의 원리를 산업단지에 적용하자는 것이다.


산자부 산업환경과의 강혜정 과장은 "생태산업단지란 단지 안의 기업이 산출하는 부산물을 서로 활용할 수 있게 네트워크화해 무배출(Zero Emission) 단지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산자부는 국내 6개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한 시범 생태산업단지 선정평가에서 포항과 함께 △여수 △울산(미포 온산) 등 세 곳을 시범단지로 선정했다.


이 3개 시범단지에 대해서는 1단계 사업으로 5년간 생태산업단지 구축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보급한다.


또 공정진단 지도사업도 실시한다.


산자부는 앞으로 △반월·시화 △청주 △진해마천·함안칠서·진주상평 등도 생태산업단지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산자부는 기존 공단을 자원순환형으로 만드는 것을 '한국형 생태산업단지'로 규정하고 있다.


단지 내 기업들끼리 생태학적 연결을 통해 원료와 에너지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취지다.


산자부는 이 같은 한국형 생태산업단지를 앞으로 15년간 27곳에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희범 산자부 장관은 "이 사업 추진을 통해 15년간 1조5000억원의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자부에 따르면 원료재료비에서만 4000억원을 줄일수 있고 폐기물처리비도 7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증대효과도 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환경개선 분야에서도 큰 효과가 기대된다.


국가청정지원센터는 한국형 생태산업단지가 조성되면 수질분야에서 △일반폐수 2300만t △BOD 2만3000t △COD 11만t △질소 200t △인 4t 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폐기물은 슬러지 25만t 등이 줄어들고 2000t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줄어 단지주변 공기도 맑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생태단지 개발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함에 따라 지역사회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월석 한국경제중소기업연구소 연구원 mich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