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8일 정세균 의장 겸 원내대표 등 열린우리당 임시 지도부와 만나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여러분이 나의 정치를 계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서 우리당 비상집행위원들의 예방을 받고 "여러분이 나랑 정치도 같이 하고 당도 같이 한 분들이 많은데,그런 면에서 보면 얼마나 인연이 깊은가"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김 전 대통령의 최경환 비서관이 전했다.


퇴임 이후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온 김 전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정치 계승'을 언급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김 전 대통령은 10·26 재선거 패배 이후 위기상황에 빠진 열린우리당에 대해 "문제는 국민이 바라는 정치(수준)에 비해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국민이 바라는 정치를 해야 하고,국민이 바라는 정치는 경제와 민생에 전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국민이 정부와 여당의 노력한 부분에 대해 인정하지 않으려는 문제도 있지만,우리당이 열심히 국민을 설득해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과 당이 무릎을 맞대고 대화해 합의된 것은 긴밀한 협력과 협조 속에 진행해야 한다"며 "대통령 중심제 아래서 여당이 대통령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여당다운 모습이 아니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